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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萬年)의 사랑…'아날로그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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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식인임을 상징하는 물건은 무엇일까. 요즘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정보통신(IT)기기를 꼽을 수 있다. 보통 IT기기를 능숙하게 쓰는 사람을 '얼리 어답터'라 부르며 시대를 앞서가는 지식인으로 여긴다. 약 100년 전 서양에서는 만년필이 지식인의 상징물이었다. 읽고 쓸 수 있었던 사람은 지식인층으로 한정됐기 때문에 만년필의 소유 자체가 교양 있는 사람임을 드러냈다.


지식인을 상징하는 두 물건도 차이점은 있다. IT상품은 구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구식 모델로 취급받지만 만년필은 손때가 묻은 오래된 제품일수록 가치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만년(萬年)동안 사용할 수 있는 펜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만년필. 하지만 이 또한 사용자의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대표 만년필 업체들의 상품과 만년필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만년(萬年)의 사랑…'아날로그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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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중적인 만년필 브랜드, 파카= 1920년대 파카의 대표 상품이었던 듀오폴드를 재해석한 '듀오폴드 인터내셔널 체크 컬렉션'은 전통적인 디자인을 고수하면서도 강한 광택의 화려한 체크 무늬, 새로운 문양과 펜촉으로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백금으로 장식된 18K 금 펜촉과 23K 순금 전기 도금이 멋스럽다. 황색, 청색, 녹색으로 발매됐며 강한 색감의 조화로 빛나는 기하학적인 패턴이 돋보인다. 가격은 70만원대.


파카의 '프리미어 모노크롬 에디션'은 2010년 선보인 블랙 에디션의 후속 작품으로 현대적인 외관 디자인에 금속성의 느낌을 더해 독특한 매력을 표현했다. 본체와 펜뚜껑부터 펜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색으로 덮어 세련된 느낌이다. 가격은 45만원.

만년(萬年)의 사랑…'아날로그는 살아있다'

◆성별에 따라 골라보자, 프랑스 워터맨= 워터맨은 지난해 고급스러운 매력이 눈에 띄는 엑스퍼트 프레셔스를 선보였다.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검정색과 은색을 조화롭게 디자인한 점이 돋보인다. 다소 두꺼운 느낌의 펜 전체에는 나선형 문양을 새겨 넣어 독창성을 살렸다. 가격은 26만원.


엑스퍼트 프레셔스가 남성용 만년필이라면 같은 회사의 헤미스피어 리프레쉬 컬렉션은 여성의 입맛에 맞춘 제품이다. 1994년에 출시된 헤미스피어 모델을 세련된 색과 디자인으로 각색했다. 특히 물결 무늬가 새겨진 디럭스 모델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프랑스 디자이너 아네스 베와 함께 공동 작업해 유명세를 탄 '헤미스피어 아네스 베 한정품'은 패션 액세서리로서의 역할도 한다. 모델에 따라 가격은 10만원 중후반대다.


◆100주년 맞는 미국 만년필의 명가 쉐퍼= 쉐퍼의 프리루드 시그니처 컬렉션은 정교한 디자인과 귀금속 소재로 마감 처리된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한다. 펜촉은 14K 금으로 제작돼 필압이 약하고 섬세한 필기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만년필을 쥐고 사용하는 부분인 쉘이 검은색 광택소재여서 그립감이 좋다. 가격은 제품별로 10만원대.


올해는 만년필 전문기업 쉐퍼가 탄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다. 오는 5월에 출시되는 '쉐퍼 10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은 월터 A. 쉐퍼가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 그의 나이인 45세를 반영한 골드 만년필 45개와 쉐퍼 창립일인 5월16일을 기념한 실버 만년필 516개를 한정판으로 내놓는다. 펜 외관에는 쉐퍼의 100년 역사를 보여주는 섬세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다. 특히 골드 만년필에는 클립 부분에 다이아몬드 장식이 박혀 있어 명품 느낌을 더한다. 한정판 제품이라 가격은 300~450만원으로 비싸다.

만년(萬年)의 사랑…'아날로그는 살아있다'


◆만년필, 일단 한번 써보고 사세요= 만년필을 살 땐 무엇보다 자신의 손 구조와 필기 습관에 맞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사용해본 뒤 구입하는 편이 좋다. 온라인을 통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은 후 만년필 전문 매장이나 백화점에 들러 실물을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만년필 뚜껑을 배럴 뒤에 끼워서 손 위에서 펜의 균형감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년필 업체들마다 입문용 펜과 고급 라인의 펜이 고루 갖춰져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금액대를 책정한 후 구입하도록 하자. 특히 만년필을 처음 써보는 사람이라면 저가의 입문용 펜을 우선 사용해 본 뒤 이후에 고급라인의 펜 한 자루를 욕심내도 늦지 않다.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만년필= 새 만년필을 사용하다 보면 잉크가 끊겨서 나온다거나 종이를 긁는 듯한 거친 필기감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제품의 불량이라 오인하기 쉽지만 새 만년필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만년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펜촉의 이리듐은 사람이 직접 가공해 생산하기 때문에 동일 제품일지라도 일률적인 필기감이 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년필을 오랜 기간 쓰면 사용자의 필기 각도와 펜이 주는 압력(필압), 사용 빈도에 영향을 받아 펜촉이 마모된다. 이런 마모 현상을 통해 필기감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사용자 본인에게만 꼭 맞는 펜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만년필도 쓰면 쓸수록 펜촉이 닳는다. 그래도 하나의 펜촉으로 최소 30년은 사용가능하고 그때가 되면 펜촉만 바꿔주면 된다. 만년필을 오랫동안 쓰려면 잉크가 마르지 않도록 항상 캡을 닫아 사용하고 펜촉이 위로 향하게 둬야 한다. 일정기간 사용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잉크를 충전하면 잘 나오지 않거나 끊김 현상이 나타나 결국 사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어도 한 달에 2~3회 이상 세척을 해줘야 한다. 또한 잘못된 잉크 사용으로 만년필의 수명이 단축될 수 있으니 정품 잉크를 사용하도록 하자.




김보경 기자 bkly4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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