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은 노후전투기 F-4와 F-5를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전투기(FX) 3차사업을 진행중이다. 주어진 예산은 8조 3000억원. 이 예산으로 록히드마틴사의 F-35, 보잉사의 F-15SE, 유로파이터의 타이푼 중에 한 기종을 선택해야한다. 지난달 22일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성능을 보유한 F-35를 살펴보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월턴비치 인근 에글린 공군기지를 찾았다.
미 공군 정훈장교인 캐런 로가노프 소령은 "한국 언론은 첫 방문"이라며 기자들을 안내했다. 에글린 공군기지 안에 들어서니 규모부터가 압도적이었다. 면적만 여의도의 65%인 약 188㎡. 기지는 50여개의 전투기 격납고와 30여동의 부대건물로 이뤄졌다. 또 민간공항인 포트월턴비치 공항과 함께 2개의 활주로를 함께 사용했다.
에글린기지는 F-15C전투기기지였지만 2011년 7월 첫 F-35를 인도받은 이후 부대에 5억달러를 투자해 비행훈련를 전담하는 부대로 전환했다. 올해 여름부터는 함재기용 F-35전투기 훈련도 이뤄지는 것은 물론 F-35수입국의 조종사들도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에글린기지에서는 현재 F-35 공동개발국인 영국의 공군조종사도 교육을 받고 있다.
앤드루 토스 33비행단장은 "에글린기지는 연간 100여명의 조종사양성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으며 "한국이 F-35를 선택한다면 한국조종사들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지를 둘러보니 전투기 격납고인 이글루가 특이한 모양이었다. 한국공군는 산에 동굴모양을 만들어 전투기를 보관하는 반면 에글린기지는 넓은 아스팔트 위에 하얀색 천막만 세워놓고 전투기를 보관했다. 허름하기만 보이는 천막안에 최신예전투기를 보관하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이날 공군기지 안에 대기중인 F-35는 22대. F-35는 F-35A(공군용), F-35B(해병대용).F-35C(해군용) 세 종류다. 이날 공개된 버전은 F-35A은 비행을 위해 엔진에서 굉음을 내며 수직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날개 양끝에서 외부충돌방지등을 깜박이고 있었다. 미공군과 업체관계자 등 4명도 F-35에 전선을 연결한 컴퓨터 제어장치를 보며 항법장치 등을 최종점검했다.
점검이 끝나자 F-35는 활주로로 이동을 해 활주로를 박차 올랐다. F-35는 엔진이 하나이기 때문에 날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속도였다. 미공군 관계자는 "F-35는 단발엔진이지만 추력은 F-15나 F-16의 2만 9000파운드보다 강한 4만 파운드"라며 "엔진의 진화도 한번에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늘끝에서 사라지 30분정도가 지난후에 F-35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편대, 계기비행 등 작전훈련을 모두 마치고 활주로 끝에 무사히 안착했다. 비행 마치고 귀환한 매슈 존스턴 소령은 "F-15와 F-16전투기 조종사는 2개월 정도 이곳에서 훈련을 마치면 충분히 작전비행이 가능하다"며 "스마트폰을 다루듯 15인치 터치스크린에서 모든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군기지내 엔진정비창에서는 F-35엔진을 생산하고 있는 P&W사 직원도 근무하고 있었다. F-35에 장착되는 F-135엔진은 오직 F-35만을 위해 제작됐다. 가장 큰 특징은 엔진에 들어있는 400여개의 센서다. 이 센서가 실시간마다 이상 유무를 파악해 조종사 모니터에 전달해준다.
P&W사 스탠 스티븐스 매니저는 "엔진 가동시간에 맞춰 부품을 바꿔야 하는 기존 정비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유지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엔진유지보수를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고 5개부분으로 분해할 수 있어 정비도 그자리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블레이드(엔진날개)의 균열로 불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력화된 기종이 아닌 시제기에 균열이 발생했다"면서 "미공군이 요구한 성능보다 속도 등 악조건에서 시험평가를 해 고열에 장시간 노출된 탓"이라고 잘라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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