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4· 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예비후보는 28일 "새 정치의 가치를 앞세우고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노원병 대진표가 '여당 1명대 야권 다자 구도'로 짜여진 가운데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없이도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식당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또 단일화를 앞세운다면 정치변화를 원하는 국민 요구를 담아내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 1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과 생각이 지금도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 당시 기자회견에서 "같은 뜻을 가진 분들끼리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것은 환영이지만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었다.
새누리당 허준영 예비후보와 초박빙 여론조사에 결과에 대해 그는 "처음부터 어려운 선거라 생각했다"면서 "오히려 정치권 일각에서 이번 선거를 쉬운 선거라 규정짓고, 이겨도 빛이 안 나게 하도록 만들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의 노원병 지역 무공천 방침에 대해서는 "이동섭 위원장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 "그분의 심정이 어떨지는 지난 대선 경험에 비추어 10분의 1정도는 헤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김지선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노회찬 전 의원의 '기득권 과보호에 따른 서민의 삶 황폐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있다. 그 부분들은 저도 계승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선거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노원 주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민주당에 손을 내밀지 않고 자력으로 선거를 치를 것임을 시사했다.
안 후보는 또 "이번 선거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으로 규정하고 싶다"면서 "새정치는 해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정치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새 정치"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현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이 쏟아내며 말을 아끼던 이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도 보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대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편가르식 여야 정치가 과거와 바뀐게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참사'와 관련해서는 그는 "지난 5년간 이명박 정권의 '강부자', '고소영' 인사에 등돌린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선거기간에 약속한 통합과 대통합 정책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제, 안보 분야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대선 공약 실천 여야 공동위원회'와 같은 협의체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대선 과정 후 뒷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정치 역사상 20% 이상의 지지율이 가진 대선 후보가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은 적은 없었다"면서 "제가 심약했으면 끝까지 갔다. (대선후보직을) 내려놓는 것은 피눈물 나는 결단이었다. 나는 국민과 약속을 지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선 당일 미국 출국 결정에 대해 그는 "제가 선거날 떠난다고 하니 (민주당 측에서) 고맙다고 그러시더라"면서 "다만 지지자들의 허탈감이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 그 분들의 마음을 현장에서 보듬어야 했었다는 후회가 들었다"고 돌이켰다.
안 후보는 원내에 입성하면 대선 당시 내 놓았던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을 원점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다. 안 후보는 "당시 의원정수 축소문제는 '새정치 공동선언'의 상징적인 부분이었다"면서 "원내에 입성하면 제 스스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의원 정수 축소를 비롯해 세비감축, 정당지원금 폐지 등 입법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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