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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임 장관의 간담회..의욕인가 민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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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27일 오후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학교 폭력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개최한 간담회는 내내 어색했다.


우선 학교 폭력의 현장을 찾겠다며 택한 곳이 하필 '학교폭력 예방 우수 학교'였다. 잘 되고 있는 곳의 모범 사례를 찾아 전파하겠다면 몰라도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하겠다며 찾아갈 곳으로 적절했는지부터 의문이 들었다. 오죽했으면 공동주최 측인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현장 간담회를 해서 현실을 파악하려고 왔는데 '불행히도' 학교가 모범사례라 문제파악이 어렵다"고 투덜댔을 정도다.

특히 학교 폭력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들은 아예 자리에 없었다. '늘 해오던 얘기'를 또 하는 전문가들, 예산 타령을 하는 관료들, '우수 학교'라는 홍보에 바빠 보인 해당 학교 교사ㆍ학부모들만 있었을 뿐이다. 결국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결론은 그야말로 뻔했다. "현실에 입각해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확한 대책을 세워 지속적으로 추진하자"는, 원론적 얘기가 전부였다.


의욕이 넘치는 새 정부 초기, 거기다 신임 장관의 의욕까지 모두 좋다. 더욱이 학교 폭력의 간접 지원 부처였다가 학교 폭력 척결 등 '국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등장으로 교육부와 함께 주무부서 격이 된 안전행정부의 수장으로서 해결 의지를 갖는 것은 당연한 자세다.

하지만 해답을 너무 쉽게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현장 방문이라면 최근 몇년새 학생 자살ㆍ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에서 대통령까지 수없이 이뤄졌지만, 그것이 얼마나 문제의 심층진단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학교 폭력이 장관ㆍ정치인 등의 일회성 현장방문ㆍ간담회 등을 통해 풀릴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구조와 복잡하게 얽힌 학교 폭력 문제의 원인을 '학교 안'에서 찾으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학교 폭력은 크게는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사회 체제와 입시 중심의 비인간적 교육 시스템, 어른들의 무관심과 가정의 해체 등으로부터 비롯된 구조적 문제다. 내실 없는 학교방문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히 학교 안과 밖을 널리 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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