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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안 만진다" 옛말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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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포스코 사외이사 고사한 김지형 전 대법관

"아무리 공정해도 사람들이 의심하면 이미 공정하지 않은 것"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안 만진다" 옛말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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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포스코 사외이사 후보로 지명됐다 스스로 물러난 김지형(사진) 전 대법관은 공정성과 독립성을 이유로 후보직을 고사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사퇴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21일 "옛 어른들 말씀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을 실천할 때라고 생각해 곧바로 포스코 측에 이런 생각을 전했다"고 답했다.

포스코는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당초 김 전 대법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포스코의 사외이사는 최고경영자(CEO) 선정과정을 비롯해 회사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책임이 막중한 자리다. 김 전 대법관은 불과 몇해 전 대법원에 근무하면서 포스코와 관련한 심리를 담당한 적이 있어 사외이사를 맡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주총 사흘을 앞두고 스스로 사퇴했다.


그는 "사외이사 후보가 됐다는 보도가 나간 후 '공직에서 물러난 후 너무 일찍 사외이사를 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걸 들었다"며 "최종심에서 여러 사건을 맡은 적이 있으니 일리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지냈으며 이후 현재는 모교인 원광대학교에서 특수신분교수로 가 후학양성에 힘썼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고문변호사도 맡고 있다. 노사관계 등 노동법분야에 정통하며 재직 시절에도 진보적인 의견을 많이 내 법조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까다로운 사전 검증절차를 거친 만큼 포스코 역시 김 전 대법관이 후보직을 고사하자 적잖이 난감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전 대법관의 의사를 존중, 사외이사 후보에서 그를 뺀 나머지 후보들을 선임하는 안건을 이날 의결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한준호 삼천리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해 사내외 이사 11명 체제로 운영된다.


김 전 대법관은 "법관으로 있을 때도 '자신이 아무리 공정해도 심판을 받는 사람들로부터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을 받으면 이미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사외이사직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공정성과 독립성"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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