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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현오석 후보자 '신중'과 '불가'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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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신중(愼重)'과 '불가(不可)'사이.


[기자의 눈]현오석 후보자 '신중'과 '불가'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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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화폐개혁(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신중히 접근하겠다'에서 '불가능하다' 쪽으로 돌아섰다.

현 장관 후보자는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물가 상승과 시스템 교체에 따른 비용 발생 등 부작용이 예상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13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한마디로 화폐개혁 문제는 경제에 대한 큰 충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고려할 수도 없고, 우리 경제의 대외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제 생각에서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신중한 접근'에서 '불가' 답변으로 입장이 선회하는 데는 1주일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그의 답변을 보면 두가지 가정을 세울 수 있다. 먼저 서면답변 이후 청문회가 이뤄진 13일까지의 기간 중에 리디노미네이션에 관해서 심도 깊은 연구와 학습을 했다는 것이다. '신중한 접근'을 해본 결과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둘째 가정은 리디노미네이션에 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면 답변 때 어떻게 답했는지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청문회 현장에서 다른 답변을 늘어놓았다는 설명이다. 또 청문회 과정 중에 여야로부터 소신과 철학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되자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어떻든 지간에 부총리로서의 경제정책에 대한 철학은 없었던 셈이다.


이와 다른 제3의 가정은 현 후보자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국민의 입장에서 상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다. 결과적으로 무게가 쏠리는 가정은 둘째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원마련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은 조건은 '증세는 없다'는 것.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증세 없는 재원마련을 위해서 신중한 접근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과 국회가 분석과 연구도 없이 '불가'로 갑작스레 방향을 바꾼 현 후보자를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정책과 관련한 그의 말에 '신중한 접근'을 하지 않을까.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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