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년만에 자산 4兆 불린 미다스의 손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전북은행이 올 상반기 중 JB금융지주로 새롭게 태어난다. 전북은행의 자산규모는 지방은행 가운데 끝에서 두번째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북은행이 지주사 전환이라는 모험을 하는 것이다. JB금융지주가 출범하더라도 당분간 계열사는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 두 곳 뿐이다. 쉽지 않은 환경에서 JB금융지주사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한 전북은행장이 있다.
김 행장은 지난 2010년 10월 취임한 직후부터 전북은행의 성장에 집중했다. 우선 기업대출을 늘려 전북은행의 자산을 확충했다.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일부 본부부서를 서울로 이전했다. 한 곳 뿐이었던 서울 지점을 9개로 늘렸다. 몸집이 두 배나 더 큰 광주은행을 인수하기위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 결과 김 행장 취임 당시 7조원이었던 자산규모는 3년 만에 11조로 30%나 늘어났다.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JB우리캐피탈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당시 적자를 면치 못했던 우리캐피탈 인수 결정에는 주변의 우려가 상당했다. 하지만 우리캐피탈인수를 통해 전북은행은 기업금융과 중고차 시장에 새로 진입할 수 있었다. 우리캐피탈 또한 신용등급이 3단계나 오르고,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우리캐피탈 인수가 시너지를 낸 셈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국제결제기준(BIS)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후순위채를, 4분기에는 신종자본증권을 차례로 발행하며 자본적정성도 강화했다.
김 행장의 임기 동안 전북은행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어려움도 겪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웅진그룹 대손 충당금을 계상한 유일한 지방은행이다. 웅진 관련 충당금으로만 130억원을 쌓아 지난해 실적은 좋지 않았다.
김 행장은 그동안 '성장'에 주력해온 것과는 다르게 앞으로는 '내실'을 강화할 예정이다. JB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를 취득한 후 그는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지난주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한 김 행장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전북은행의 지난 3년보다 앞으로의 3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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