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이사회 결의, 박 상무 회사내 입지 굳히자 용단…박찬구·김성채 2인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
이서형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아들인 박철완 상무(보)의 경영멘토 역할을 해 온 이서형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오는 30일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자율협약을 졸업한 독립경영 첫 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 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박찬구 회장의 경영철학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업계는 이 대표의 퇴진을 '아름다운 퇴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이사진 재선임 명단에 김성채 대표이사 사장만을 포함시켰다. 이로써 지난 3년 동안 박찬구(회장)ㆍ김성채ㆍ이서형(사장)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됐던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30일 이후 2인(박찬구ㆍ김성채)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되며, 관련 안건은 오는 22일 개최 예정인 '제 3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 대표는 고 박 회장이 금호그룹 회장에 오른 1996년말 금호건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박 회장이 작고하기 6개월전인 2002년 초 퇴임했다. 이후 서양화가로 활동해 온 이 대표는 고인의 아들인 박철완 상무(보)의 경영멘토 역할을 요청받고 당시 66세의 나이에 2010년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직으로 복귀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이 대표에게 박 상무의 경영멘토 역할을 요청한 것은 박 회장이 이 대표가 고 박 회장과 막역한 사이였던 점을 감안해 특별히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가(家)는 2010년 2월초 박찬구 회장 부자(父子)와 고 박정구 회장 아들인 박철완 상무(보)가 금호석유화학을 공동 경영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표는 이후 69세의 고령에도 불구, 최근까지 박 상무의 안착에 주력해왔다.
업계는 이 대표의 퇴진을 예상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대표는 부임 직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박철완 상무(보)의 금호석유화학 안착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며, 때가 되면 퇴진할 것"이라고 줄곧 자신의 역할론을 설명해 왔다. 이에 박 상무(보)가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 1ㆍ2팀장을 거쳐 상무(보)로 승진, 회사 내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자 용단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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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퇴진으로 금호석유화학은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비전 2020' 달성을 위한 박 회장의 책임경영도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3인 각자 대표 체제가 2인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뀔 경우 조직슬림화 등으로 회사의 책임경영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또 전체 이사진 숫자도 기존 7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 오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준보ㆍ반기로 사외이사 중 반기로 사외이사만 재선임키로 확정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사내ㆍ외 이사진 숫자를 줄인 것은 의사결정을 보다 신속하게 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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