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영주]
조용호 교수, 개화기 해군 소재 고전문학 번역서 출간
센가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로 최근 일본과 중국이 극단적 대치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110여년 전 개화기에 바다와 해군을 소재로 한 고전문학이 한글로 번역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고전은 '여영웅 바다로 나간 최초의 여성영웅 이야기'(민속원 발행)라는 책이다.
이 책은 목포대 국어국문학과 조용호 교수(49)가 서울 소재 한국연구원에 현재 오직 한 부 남아 있는 대한일보 게재 소설을 일일이 사진촬영한 뒤 한글로 번역해 지난해 하반기에 출간됐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남성을 능가하는 특출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여주인공 이형경은 모국을 멸망의 위기에서 구해내고 남태평양 사모아 군도의 미개지에 나라를 세워 강국으로 변모시키는 여왕으로 등극한다.
문학계에서는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이 홍길동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 나라를 건설해 이상군주가 됐다는 점뿐만 아니라 해군력 건설과 같은 시대적인 책무에 대해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우리 후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용호 교수는 “과거 바다와 해군을 무시하거나 홀대해 임진왜란과 근대의 외침을 당한 우리로서는 이제라도 해양강국을 추진하는 정책에 중점을 둬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인터뷰>조용호 교수(목포대 국어국문학과)
“조선시대 작가의 안목에 충격 받았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그 가치가 시대를 초월해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미란 늘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라서, 평소에는 관심이 없거나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치부되었어도 새롭게 조망하면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여영웅’을 번역 출간한 조용호 교수(목포대 국어국문학과)는 “최근 한·중·일 간에 바다와 섬을 두고 각국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다와 해군의 가치를 깊이 인식했던 조선시대 작가의 안목에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번역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고려 말의 공도정책이 왜구의 잦은 침략을 조장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 같은 사실에서 바다와 해군이 왜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서강대에서 학부과정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목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와 역서로는 ‘삼대록소설 연구’ 등 10여 편이 있다. 논문은 고전소설 논문 ‘남가록연구’, 고전시가 논문 ‘풍요기원노래로서의 <구지가> 연구’, 한문학 논문 ‘최영년의 <시금강>과 1920년대 한시계’ 등 30여 편을 발표했다.
오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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