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중동 지역의 유력 언론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며 사진 속 의상을 수정·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뉴스통신은 전날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한 미셸 오바마의 은빛 드레스를 포토샵으로 수정해 내보냈다.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화상을 통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작 '아르고'를 발표하면서 어깨 부분과 가슴선 바로 윗부분까지 깊게 파인 은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하지만 파르스뉴스가 내보낸 사진에는 미셸 여사가 둥근 목선에 반소매가 달려 어깨와 가슴 부분을 모두 가린 훨씬 정숙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 여성의 노출을 금하는 이슬람식 복장 규정에 맞춰 사진을 포토샵 등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는 여성의 복장에 대해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여성은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다리와 무릎이 노출되지 않는 긴 치마를 입어야 하며 팔이나 허벅지가 드러나서도 안된다.
파르스뉴스는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을 방영하는 과정에서 미셸 오바마의 의상은 수정한 반면 다른 여배우들의 의상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미셸 오바마가 발표한 작품상 수상작 '아르고' 역시 이란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작품상과 편집상, 각색상 등 3관왕을 휩쓴 이 영화가 반(反)이란적인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고는 1979년 이란 대학생들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직원들을 444일 동안 억류한 실화를 담고 있다.
백악관은 파르스뉴스의 이같은 사진 조작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ABC방송은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이란 통신사들이 이미지를 위조·왜곡하는 일은 계속 있어왔으며 새롭거나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