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고양 원더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 2013시즌 퓨처스리그 일정을 발표하며 고양의 번외경기 일정을 함께 공개했다. 편성된 퓨처스리그 구단과의 일전은 총 48경기. 지난 시즌과 같은 수준으로 앞서 요구한 퓨처스리그 정식 참가는 불발됐다.
예견된 결과다. 고양은 지난 12월 21일 KBO로부터 2013시즌에도 번외로 퓨처스리그 48경기에 참가한다는 공문을 전달받았다. 하송 고양 단장은 5일 뒤 기자간담회를 마련, KBO를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구단이 창단하는 과정에서 KBO가 2013년 퓨처스리그 정식 참가를 약속했다고 주장하며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공식 요청은 이전에도 있었다. 고양은 9월 18일 KBO에 ‘2012년 운영결과 및 2013년 퓨처스리그 참가 요청’ 공문을 발송,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이후에도 두 차례(12월 27일, 1월 24일)의 추가 공문을 통해 경기 편성 재논의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하송 단장은 “고양은 2011년 9월 MOU 이전까지 KBO에 독립구단을 창단하겠다거나, 퓨처스리그 참가 요청을 한 적이 없다. 모두 KBO가 먼저 제시했던 사항”이라며 “KBO는 연고지 유치 과정에서 구단은 물론 고양시에 100경기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며 북부리그 참가를 재차 강조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1년 9월 15일 창단 발표를 1주일 남겨 둔 시점에서 KBO는 경기력에 대한 문제를 지적, 30경기 편성과 예치금 10억 원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급격한 입장 변화에 (우리가) 창단을 보류하자 KBO는 ‘경기력에 문제만 없다면 2013년부터 정식 참가를 하면 된다’라고 설득했었다”라고 밝혔다.
우여곡절을 겪은 고양은 예치금 3억 원에 남부 원정을 가겠다는 약속 아래 48번의 교류경기를 최종 편성 받았다. 그런데 KBO와 갈등은 이후 더 깊어졌다. 하송 단장은 “경기력 문제만 지적했던 KBO가 돌연 퓨처스리그 소속구단 간 경기편성의 형평성, 독립리그의 설립취지, 예상 경기력 등의 문제를 거론했다”며 “문제로 삼고 있는 경기력에 대해 KBO는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구본능 총재 외에 한 번도 관계자가 경기를 제대로 보고 간 적이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양은 이날 “더 이상 KBO와 경기 편성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다”며 편성된 경기 일정을 수렴하겠단 뜻을 밝혔다. 하지만 KBO의 미지근한 태도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그 사안은 크게 여섯 가지. ▲퓨처스리그 참가를 약속한 적이 없다는 입장 ▲경기력이 문제가 된다는 주장 ▲몇몇 기존 구단이 반대한다는 비공식적 답변 ▲원더스 창단에 깊숙이 개입했던 고위 인사들이 모두 KBO를 떠났다는 주장 ▲퓨처스리그가 순위 경쟁을 하는 곳이란 설명 ▲독립구단이 기존 리그에 참여하는 경우는 없다는 입장 등에 대한 근거 제시다.
이와 관련해 하송 단장은 “KBO의 입장이 계속 바뀌고만 있다”며 “퓨처스리그 일정에 소프트뱅크 3군 경기가 함께 편성된 것을 보면 씁쓸한 기분을 더욱 감출 수 없다”라고 탄식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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