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채용', '사내대학', '2000명 정규직화'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착한기업'을 향한 한화그룹의 의지가 점차 진화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고졸공채를 진행한 한화그룹은 고졸출신 사원들의 성장을 위해 사내대학을 설립, 지원하는 한편 최근에는 비정규직 직원 2000여명을 정규 직원으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한 고3 대상 고졸공채에는 500명 모집에 1만4006명이 지원해 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남학생 8949명과 여학생 5057명이 지원했다. 고교 2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전제형 인턴에도 700명 모집에 8000여명이 지원해 12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 총 1200명의 고졸 신입사원 채용은 김승연 회장이 밝혔던 '차별 없는 능력중심의 그룹문화' 조성의지의 일환”이라며 “실천과 능력중심의 인재가 채용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앞장서는 기업의 사회적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고졸채용은 채용에만 그치지 않았다. 고졸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대학 '기업대학'을 설립하고,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고졸인력들의 역량개발을 통해 능력중심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채비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 한화그룹은 다음 달 4일부터 운영되는 기업대학의 교육과목과 과정 등 세부 운영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기업대학은 경기도 가평의 한화인재경영원에 개설되며 기업실무학과, 금융학과, 호텔경영학과, 건축학과, 경영학과 등 총 5개 학과로 구성된다. 학과별 정원은 각 40명으로 5개 학과에 걸쳐 총 2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3년간 교육이 이뤄진다. 지난해 6월 확정된 고졸 신규채용자 중 입학전형을 거쳐 160명을 선발하며, 기존 고졸직원 중에서도 입학전형을 거쳐 4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기업대학의 3년 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5년의 근무연한 동안 기대성과를 충족할 경우, 고졸직원들도 대졸직원들과 동일한 경력 경로를 밟을 수 있도록 동등한 직군 전환과 승격의 기회를 얻게 된다.
정하영 한화인재경영원 상무는 “기업대학은 우리 사회를 열린 고용과 능력중심의 사회로 바꾸고자 하는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할 뿐만 아니라, 고졸직원들이 고숙련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력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고졸공채 채용 및 사내대학 설립 지원과 별도로 한화그룹은 최근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발표해 재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규직 전환대상으로 포함되는 직원은 계열사별로 한화호텔&리조트 725명, 한화손해보험 533명, 한화63시티 209명, 한화갤러리아 166명 등 총 2043명이다.
한화그룹은 또 이번에 정규직 전환 대상인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직무는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관행을 없애고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 비정규직 비율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기로 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안정적 고용보장뿐 아니라, 기존의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 및 정년 보장과 함께 승진의 기회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일형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사장은 “이번 정규직 전환은 한화그룹의 정신인 '신용과 의리', '함께 멀리'라는 그룹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는 것으로 지난해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경제적,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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