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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중소기업, '원高·엔低' 이중고 심화…피해율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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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조사 대비 피해기업 비중 40%p 확대…가전·자동차 등 對日 경쟁산업 피해 눈덩이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1. "환율이 50원 떨어질 때마다 수출액이 6.7%씩 떨어진다. 원가는 다소 줄지만 수출액 감소가 워낙 크다보니 영업이익도 7% 가까이 감소하는 실정이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 관계자>


#2. "수출액이 예년에 비해 15%가량 줄어든데다가 원부자재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이중고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수출단가 인상이 절박하지만 단가를 올리면 매출액 감소가 불보듯 뻔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양 소재 제약기업 B사 관계자>

#3. "환율이 하락할 때는 빠르게 하락하고 오를 때에는 천천히 오른다. 수출기간이 통상 1~2개월 걸리기 때문에 대금결제때 환차손이 크게 발생한다. 솔직히 눈뜨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상황이다." <아산 지역 타일 수출업체 C사 관계자>


#4. "전체 매출의 30%가 일본에서 나오는데 엔저로 일본 수출가격이 높아지니 일본 내수기업과 경쟁이 안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고가 제품인데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구미 면직물 제조사 D사 관계자>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엔저(円低) 현상으로 인한 수출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한 마디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원화 강세로 수출 채산성이 약화된 가운데, 엔화약세까지 맞물리면서 일본기업에 가격경쟁력을 내준 산업의 환율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 환율피해대책반에 따르면 최근 수출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현황을 긴급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2.7%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같은 조사 때 '피해가 있다'(53.1%)는 응답보다 40%p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실제 지난해 11월 1100원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은 새해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올해 1월 평균 환율이 1066원으로 내려앉은 실정이다. 환율이 떨어진만큼 수출 채산성도 악화,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가전·자동차·부품 업종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들이다. 가전과 자동차기업은 응답 기업 전부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 고무·플라스틱(96.6%), 정보통신기기(96.2%), 조선·플랜트(92.6%), 기계·정밀기기(92.3%)도 10곳 중 9곳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하락으로 원가가 떨어지는 석유·화학(88.5%), 철강·금속(86.2%)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하락에 따른 주요 피해유형은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67.6%)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 ▲수출단가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수출물량 감소(21.6%) ▲환율하락으로 경영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투자 및 고용계획 축소(12.9%) 등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최근 엔저공세와 환율 불안이 계속되면서 중소기업의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며 "피해도 피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째 지속되는 하락기간 중에도 중소기업 대부분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대비책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10곳 중 3곳이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대책이 있다'(69.1%)는 기업도 대부분 원가절감(58.3%)을 통해 버티는 수준이었다. 이어 환헤지 등의 재무적 대응(20.8%), 해외마케팅 강화(20.8%), 결제통화 변경(14.6%), 수출시장 다변화(14.1%) 등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하락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47.3%나 됐다. '반영할 수 있다'(52.7%)는 기업도 '10% 미만'이라는 답변이 91.1%로 대다수를 차지해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달러 환율 이외에 엔저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 중 41.4%가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피해유형으로는 ▲대일(對日)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54.8%) ▲일본기업과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해 수출물량 감소(43.5%) 등이 꼽혔다.


환율하락 및 수출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안정적 환율 운용(81.3%) ▲원자재가격 안정(39.7%) ▲해외 전시회·마케팅 지원(23.3%) ▲기업 환위험 관리 지원(22.0%) ▲통관 절차 및 수출관련 행정 절차 간소화(11.0%) ▲외환보유고 확충(11.0%) ▲수출판로 개척을 위한 맞춤 정보 제공(7.3%) 등을 꼽았다.


한편 향후 원달러 환율전망에 대해서는 3월말 1060원, 6월말 1065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기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 팀장은 "원화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환율 변동폭도 작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중소수출기업 정책금융 지원 제도 등을 잘 활용하고 원가절감에 더해 제품차별화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팀장은 이어 "대한상의 환율대책반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전문인력 및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환율에 관한 애로를 접수, 환율전문가에 의한 맞춤상담을 제공하고 기업에게 필요한 환관련 대책들을 한데 모아 대정부 건의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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