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출범 26일째를 맞은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국무총리 후보직 사퇴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정책 구체화 작업이 남은 25일 동안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수위는 31일 비경제분과의 회의를 이어가며 일단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미 국정과제토론회 일정을 끝낸 분과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여러 대안들을 더 세심하게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국정과제토론회를 앞둔 나머지 분과는 토론회 준비는 물론 정책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조언을 청취하는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전날 예정대로 인수위 국정과제토론회에 참석했지만, 김 위원장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인수위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현재 인수위는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를 마치고 그 내용을 분과별로 정리ㆍ분석해 박 당선인에게 보고하는 단계에 와있다. 이 과정에서 인수위원장은 부처와 분과를 넘나들며 큰 틀을 잡는 중책을 맡는다. 일단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 사퇴와 상관없이 인수위원장직을 유지키로 하면서 큰 혼란은 피했지만 인수위의 조직력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내각 인선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인수위의 정책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초 인수위는 다음달 초에 내각 인선이 끝나면 장관 후보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책 로드맵에 담길 구체적 실현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었다. 특히 ▲가계부채 경감 ▲사교육비 절감 ▲반값등록금 실현 ▲4대 중증질환 100% 건강보험 적용 등 박 당선인이 강조한 '중산층 70% 복원' 관련 정책에는 법과 제도를 손봐야 하는 내용이 많아 양측의 공조가 시급했다.
하지만 총리 후보자 낙마로 이 같은 일정이 뒤틀렸다. 현재로선 새 총리 후보나 장관 후보의 인선이 별 무리 없이 진행될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측은 "일단 인수위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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