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 히데키는 지난 12월 28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은퇴를 공식발표했다.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은퇴소식을 접한 와타나베 츠네오 요미우리 회장은 지난 7일 “마쓰이는 하라 다쓰노리의 뒤를 이을 요미우리의 후임감독 감”이라고 말했다. 칭찬은 곧 릴레이로 이어졌다.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하라 감독 등이 차례로 바통을 넘겨받았다. 특히 하라 감독은 “선배로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놀라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마쓰이가 코치로 요미우리를 찾을 경우 사령탑 자리는 순식간에 위태로워질 수 있다.
칭찬 세례에선 뉴욕 양키스도 빠지지 않았다. 공동구단주인 할 스타인브래너는 지난 12일 은퇴식을 위한 1일 계약을 언급했다.
마쓰이는 세 갈래 길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양키스에서의 지도자 수업,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에서의 야구행정가 변신, 일본 복귀 등이다.
마쓰이는 우선 와타나베 회장을 비롯한 요미우리 관계자들을 만나 가벼운 대화를 가질 전망이다. 자리에서 요미우리 감독직 제안이 오고갈 가능성은 낮다. 요미우리는 창단 이후 단 한 차례도 다른 구단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를 감독으로 맞은 적이 없다. 와타나베 회장의 심한 변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하라 감독이 선수단을 저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상황에서도 취재진에 후임 감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서슴없이 내놓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 1년 동안 요미우리 차기감독 후보로 세 명을 언급했다. 오치아이 히로미쓰,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마쓰이다. 세 후보에겐 공통점이 있다. 요미우리 순혈출신이 아니다. 더구나 와타나베 회장의 꽃놀이패엔 커다란 함정이 있다. 세 후보 모두 요미우리 감독직을 희망한 적이 없단 사실이다.
명예의 전당 헌액?
마쓰이의 은퇴 선언 이후, 미국과 일본 매체 어디에서도 명예의 전당 입회 가능성을 보도한 적은 없다. 그런데 국내 한 매체는 12월 30일 ‘마쓰이, 명예의 전당 가능성 제기’란 기사를 내놓았다. NBC스포츠의 보도를 인용했다고 밝힌 기사는 마쓰이의 명예의 전당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미국과 일본에서 20년간 뛰며 쌓은 실적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미국 내에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NBC스포츠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사는 찾아볼 수 없다. NBC스포츠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페이지 ‘하드볼 토크(Haedball Talk)’에 비슷한 내용이 있긴 하다. 마이클 칼카테라란 블로거가 12월 28일 작성한 글이다. 제목은 다음과 같다.
‘마쓰이는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될 수 없다(No, Hideki Matsui is not a Hall of Famer).’
칼카테라는 마쓰이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10년 동안 남긴 성적을 더하면 명예의 전당 입회가능성이 있단 주장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뛴 적도 있는 로테르토 페타지니를 거론한다. 그의 일본 프로야구 통산 성적이 타율 3할1푼7리 224홈런 598타점 OPS 1.109라며는 점을 예로 들며 마쓰이가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의 기록을 합산하면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를 만한 성적이 나온다고 말한다. 페타지니를 예시로 설정한 건 일본 프로야구 기록을 합산하는 것이 그만큼 무의미하단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페타지니가 7시즌(242경기) 동안 남긴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2할2푼7리 12홈런 54타점에 불과하다.
포스팅 원문 어디에서도 마쓰이의 명예의 전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분은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후 국내에서 정정이나 반박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바로잡으려는 분위기조차 없었다. 마쓰이에 대한 국내 시각이 그만큼 강렬했었나 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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