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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마쓰이에 울고 웃은 뉴욕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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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마쓰이에 울고 웃은 뉴욕②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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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혹독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보낸 마쓰이 히데키. 오프시즌 초점은 자연스레 파워증강에 맞춰졌다. 엄청난 양의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했다. 그 사이 체중은 98kg에서 103kg로 늘었다. 특히 상체가 눈에 띄게 커졌다. 그는 타격자세에도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양손을 턱밑 높이에 두고 배트를 쥐었는데 위치를 귀 옆까지 가져갔다. 동시에 양발의 스탠스를 넓게 잡아 회전력 증가를 노렸다. 취재진이 물은 시즌 목표에 마쓰이는 “몸 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좌중간 방향으로 밀어 쳐 장타를 늘리겠다”라고 했다.

2004년 3월 31일 도쿄 돔. 템파베이와의 2차전에서 마쓰이는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5회 상대 선발 제레미 곤잘레스를 상대로 우중월 솔로 홈런을 때렸다. 하지만 4월 한 달간 홈런은 2개에 머물렀다. 노력의 결실을 맺은 건 5월부터였다. 한 달간 6개를 치더니 6월에는 7개를 때렸다. 조 토레 감독은 8월 15일 시애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그를 4번 타자에 배치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쓰이는 9월 29일 미네소타전에서 30홈런 고지를 정복하더니 이튿날 그랜트 발포어를 두들겨 홈런 하나를 추가했다.


홈런에 집착한 탓일까. 마쓰이의 9월 타율은 2할7푼8리로 떨어졌다. 그래도 시즌 타율은 2할9푼8리였다. 3할 달성은 놓쳤지만 전년도보다 홈런을 2배 가까이 늘렸다. 상승세는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도 이어졌다. 타율 4할1푼2리 3홈런 1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에 역사적인 리버스스윕을 내주며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뉴욕 언론은 들끓었지만 마쓰이를 비난하진 않았다.

한계에 부딪힌 40홈런 꿈


마쓰이는 2004년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오프시즌 파워 증강을 더욱 고민했다. 그 결과 체중은 7kg이 늘어 110kg가 됐다. 2005시즌을 앞두고 그는 “40개 이상의 대형아치로 홈런왕에 오르겠다”라고 다짐했다. 출발은 경쾌했다. 4월 3일 보스턴과의 홈 개막전에서 8회 매트 맨타이를 상대로 마수걸이 홈런을 뽑아내는 등 4경기 3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4호가 터진 건 그로부터 52일이 지난 5월 31일 캔자스시티전이었다. 마쓰이는 202타석 동안 홈런 갈증에 허덕였다.


6월은 달랐다. 마쓰이는 6월 12일 오른 발목을 접질렸지만 지명타자로 출장을 강행, 한 달 동안 타율 3할9푼8리 6홈런 23타점을 올렸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결장은 없었다. 23홈런에 그쳤지만 3년 연속 전 경기에 출전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높은 타율(3할5리)을 남기기도 했다. 116타점도 커리어하이였다. 3년 연속 100타점 고지를 정복하며 뉴요커들에게 ‘찬스에 강한 타자’란 인상을 심어줬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곧 4년 52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선물하며 성실함과 해결사 능력에 화답했다.


마쓰이는 구단 관계자, 팀 동료, 취재기자 등에게 두루 호평을 받았다. 해결사 능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양키스는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입김이 센 구단이었다. 그는 2001년 선수단이 애리조나에게 월드시리즈 4연패를 저지당하자 “우승이 아니면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선수를 마구 영입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땐 거침없이 독설을 날렸다. 마쓰이는 스타인브레너의 변덕에 제법 의연하게 대처했다. 내성이 쌓인 덕이었다. 요미우리 시절 그는 스타인브레너보다 더 지독한 와타나베 츠네오 구단주를 경험한 바 있다.


부상에 쓰러진 고질라


성공시대를 열어가던 마쓰이에게 2006년은 적신호가 켜진 해였다. 부상에 자주 발목을 잡혔다. 2005년 다친 오른 발목에 일본 시절부터 앓아온 무릎부상이 재발했다. 마쓰이는 4월 3일 오클랜드와 개막전에서 4타수 4안타를 때리는 등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5월 11일 홈에서 열린 보스턴전 수비 도중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1회 마크 로레타의 얕은 플라이에 텍사스히트를 막으려고 슬라이딩캐치를 시도했는데 글러브가 잔디에 걸리면서 온 체중이 왼 손목으로 쏠리고 말았다. 손목은 이내 엿가락처럼 구부러졌다.


[김성훈의 X-파일]마쓰이에 울고 웃은 뉴욕② 마쓰이 히데키(왼쪽)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손목 골절에 마쓰이는 곧 시즌아웃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회복속도는 의외로 빨랐다. 9월 12일 템파베이와 홈경기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홈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그는 4안타를 몰아쳤다. 성적은 부상 당시 일었던 장타 실종 비관론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복귀 이후 가진 19경기에서 타율 3할9푼6리 3홈런 OPS 1.062를 기록했다.


2007년 마쓰이는 타율 2할8푼5리 25홈런 103타점을 올리며 재기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잦은 부상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4월 7일 볼티모어전에서 왼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고 시즌 내내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그 여파는 수비에서 적잖게 발견됐다. 7월 26일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가 대표적이다. 커티스 그랜더슨의 좌익선상 타구를 미숙하게 처리해 그라운드 홈런을 허용했다. 부상은 시즌 막판 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9월 가진 22경기의 타율은 1할8푼5리였다.


결국 마쓰이는 11월 17일 뉴욕 시내 병원에서 오른 무릎연골 제거수술을 받았다. 오프시즌 양키스는 그런 그를 놓고 샌프란시스코, LA 다저스 등과 트레이드 논의를 벌였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던 마쓰이는 주저 없이 권리를 행사했다. 무엇보다 양키스는 과한 조건을 제시해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요구한 건 팀 린스컴이었다.


마쓰이는 2008년 4월 타율 3할2푼2리, 5월 3할5푼을 치며 ‘마쓰이의 시대는 갔다’는 세간의 평을 잠재우는 듯했다. 하지만 한 번 입은 부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 6월 18일 이번에는 왼 무릎이 문제로 불거졌다. 불안정한 오른 무릎 상태에서 비롯된 과부하였다. 마쓰이는 왼 무릎에서 물을 빼내고 경기 출장을 강행했지만 열흘 뒤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회복에 차도가 없자 7월 조 지라디 감독은 수술을 권유했다. 캐시먼 단장까지 나섰지만 마쓰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재활을 선택, 8월 19일 토론토전에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정상과 거리가 먼 몸 상태에서 좋은 성적은 나올 리 없었다. 결국 마쓰이는 9월 21일 시즌을 마감, 다음날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그해 양키스는 1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대부분의 뉴욕 언론들은 원흉으로 마쓰이를 지목했다. 팬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뉴욕 데일리뉴스가 실시한 책임론 성격의 여론조사에서 마쓰이는 47%의 표를 받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틈타 시애틀은 양키스에 트레이드를 문의했다. 구체화되는 듯했던 대화는 마쓰이의 거부로 없던 일이 됐다.


③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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