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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마쓰이, 험난했던 뉴욕상륙작전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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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마쓰이, 험난했던 뉴욕상륙작전①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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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작은 변화를 발표했다. 원정 유니폼 상의에 새겼던 ‘도쿄(TOKYO)’를 기업명인 ‘요미우리(YOMIURI)’로 변경했다. 사소한 듯 보이나 이는 적잖은 반발을 초래했다. 반대 입장에 선 건 나머지 11개 구단 관계자나 팬이 아니었다. 주인공은 요미우리 프런트와 팬. 반대를 내비친 까닭은 다음과 같았다.

“요미우리를 응원하는 적잖은 팬들은 요미우리신문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팬이 된 건 자이언츠 스타플레이어들에 매료된 까닭이다.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보급되고 일본의 거품경제가 절정으로 치닫던 1960~80년대, 매일 저녁 니혼TV를 통해 중계되던 요미우리 경기는 일본인 삶의 일부였다. 특히 지방 야구팬들은 원정 유니폼에 붙은 도쿄(TOKYO)라는 글자를 보고 도쿄라는 거대도시와 그곳을 연고지로 하는 자이언츠에 동경을 가졌다. 구단은 이런 팬들의 정서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명을 내세우려하는 건 전통을 훼손하는 일이다.”


비난여론에도 요미우리는 디자인을 변경했다. 일본 정치계 숨은 실력자이자 요미우리신문의 오너 와타나베 츠네오가 강행을 주도했다. 요미우리 선수들은 불만이 있었지만 표출하지 못했다. 와타나베의 절대권력 앞에 그저 눈치를 보기 바빴다. 한 선수만큼은 예외였다.

“도쿄가 새겨진 원정유니폼은 선수단의 전통입니다. 요미우리가 이런 전통을 왜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마쓰이 히데키였다. 발언을 최초 보도한 매체는 놀랍게도 요미우리신문의 기관지인 스포츠호치. 기사를 쓴 기자는 8년째 요미우리 구단을 담당한 히로오카 아사오였다. 와타나베는 격노했지만 뉴욕 특파원 파견에서 사태를 매듭졌다. 마쓰이의 비호에 더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히로오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대학원 진학을 이유로 사표를 냈다. 현재 그는 마쓰이의 홍보담당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김성훈의 X-파일]마쓰이, 험난했던 뉴욕상륙작전①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과감한 발언만큼 마쓰이는 그해 자신감 넘치게 배트를 휘둘렀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전 경기(14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4리 50홈런 107타점을 기록했다. 그 덕에 요미우리는 2년 만에 저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마쓰이는 시즌 뒤인 11월 1일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나타냈다. 다급해진 요미우리는 5년간 100억 엔이란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며 잔류를 제안했다. 하지만 마쓰이의 결심은 단호했다. 12월 19일 뉴욕 양키스로부터 3년간 21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에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뉴욕 언론들은 속속 마쓰이와 관련한 헤드라인을 내걸었다.


‘고질라가 브롱스에 온다!(Godzilla Comes to Bronx)’


뉴욕상륙작전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타자의 면모를 이어가겠다.”


2003시즌을 앞둔 마쓰이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출발도 순조로웠다. 4월 8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개막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3-1로 앞선 5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조 메이스의 시속 145km 직구를 끌어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만만한 무대가 아니었다. 마쓰이는 4월과 5월 출장한 55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 3홈런 OPS 0.641을 남기는데 머물렀다. 삼진을 당한 건 30차례에 그쳤지만 땅볼 아웃에 발목을 잡혔다. 원인은 몸 쪽 공에 대한 두려움. 투수들의 공은 일본과 판이했다. 직구는 더 빨랐고 변화구의 각은 더 컸다. 더구나 투수들은 일본에서처럼 바깥 코스 위주로 볼을 던지지 않았다. 몸 쪽 승부를 즐겼다. 홈 플레이트에서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 마쓰이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 공에 적잖게 내야땅볼로 물러났다.


[김성훈의 X-파일]마쓰이, 험난했던 뉴욕상륙작전①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를 지켜보던 조 토레 감독은 홈 플레이트로 가까이 다가가 타격할 것을 주문했다. 마쓰이는 바로 변화를 감행했다. 몸을 15cm가량 타석 안쪽으로 붙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6월 치른 27경기에서 타율 3할9푼4리 6홈런 OPS 1.157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거포라고 불려 영입했는데 지켜보니 똑딱이더라”라며 비아냥거리던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생각을 바꿔 놓을만한 활약. 활약 덕에 마쓰이는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곡선은 길지 않았다. 7월부터 9월까지 치른 81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시즌 최종성적은 타율 2할8푼7리 16홈런 OPS 0.788. 메이저리그 신인치곤 괜찮은 성적이었지만 일본에서 10년간 타율 3할4리 332홈런 OPS 0.996을 기록했단 점을 감안하면 적잖게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었다. 그래도 저력을 발휘한 장면은 꽤 있었다. 특히 득점권타율은 3할3푼5리로 팀 내 가장 높았다. 전 경기 출장 기록(163경기)을 세운 그는 그 덕에 타점이 106점에 달했다. 42개의 2루타도 빼놓을 수 없다. 역대 양키스 신인타자 가운데 1936년 조 디마지오(44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남겼다. 하지만 뉴욕 매체들은 그의 이름 앞에 ‘땅볼 왕(Ground Ball King)’이란 수식어를 달았다. 25개의 병살타(아메리칸리그 2위)와 223개의 땅볼 아웃(아메리칸리그 3위)에서 생긴 달갑지 않은 별명이었다.


②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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