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공유' 가족 요금제 국내선 미출시
독일,일본,이탈리아선 2만원대에 이용
구글이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제공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족 요금제'를 한국에서는 출시하지 않은 탓에 국내 이용자들이 타 국가 대비 높은 구독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한국이 4인 가구 기준 국내총생산(GDP), 1인당 GDP가 비슷한 이탈리아보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3만원 이상 더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가족 요금제 때문이다. 가족 요금제는 같은 주소지에 거주하는 가족이 계정을 공유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구글은 42개 주요국에서 가족 요금제를 2인 요금보다 더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어, 가족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1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크게 줄어든다.
가족 요금제가 없는 한국에서 개인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4인 가구 기준 각각 월 1만4900원씩 매달 총 5만9600원을 내야 한다.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10월 기준 개인 요금제는 월 11.75유로(약 1만7600원), 가족 요금제는 월 17.99유로(약 2만7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월 구독료 차이는 국가별로도 나타났다. 일본, 영국, 캐나다, 홍콩은 가족 요금제 이용 시 월 2만원 수준이었으나, 조사 대상국 중 요금이 가장 비싼 프랑스는 월 3만6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유튜브 프리미엄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와 달리 별도의 가족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에서는 가족 요금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입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유튜브 이용률은 72.7%로 넷플릭스(36%), 티빙(14.8%), 쿠팡플레이(8.5%) 등 타 OTT 서비스를 크게 앞질렀다. 유튜브 이용률은 2022년 66.1%, 2023년 71%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한편 구글이 국내 유튜브 이용자를 차별한다는 지적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당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유튜브 가족 요금제·학생 요금제·라이트 요금제 등을 도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든 것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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