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대파, 애호박 가격을 보니 채소는 확실히 전통시장이 더 저렴한 것 같네요. 다음 달 설 상 차릴 때에는 다른 건 몰라도 채소랑 과일은 시장에서 사야겠어요."
26일 대형마트를 찾은 한 주부는 "방금 전 전통시장에 들렀다 오는 길이라 가격차이가 확연히 난다"면서 "딸기 한 팩에 시장에서는 4000원~5000원인데 마트는 2000원 더 비싸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2주 앞두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돌며 설 제수 구매비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의 설 성수품 구매비용이 14만2500원으로 대형마트 17만2892원보다 3만392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최저가 판매가를 기준으로 조사한 것으로, 행사를 하지 않는 곳에서 구입할 경우 전통시장과의 가격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다음달 6일까지 설 제수용품을 대폭 할인판매하기로 한 홈플러스에서는 사과 5개·배 5개·단감 5개 등을 살 경우 총 3만6400원이 든다. 그러나 이들 최저가 제품 과일은 제수용으로 쓰기에는 알이 다소 작았다.
홈플러스 금천점 과일코너 직원은 "올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과일들이 대체적으로 크기가 잘다"면서 "알이 굵은 것은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설 차례상에 올릴 거라고 해도 반드시 제수용품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 이마트에서 이보다 알이 더 굵은 제수용 과일을 살 경우, 배 2입 가격이 1만2980원으로 5개 구입시 배 값만 3만2450원이 든다. 사과 5개는 2만2250원, 단감은 4980원이었다.
그러나 전통시장인 서울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에서는 사과 5개 7000원, 배 5개 1만7000원, 단감 5개 5000원으로 3가지 종류의 과일을 모두 사는데 드는 비용은 2만9000원에 그쳤다. 대형마트 최저가격보다도 6000원 이상 차이나는 셈이다.
채소도 전통시장이 최대 1만원 더 저렴했다. 중부시장에서는 고사리(500g) 5000원, 숙주(500g) 1000원, 시금치(한단,400g) 3000원, 대추(400g) 4000원, 밤(1Kg) 1만원, 곶감 5개 5000원에 판매해 총 2만8000원이 들었다. 그러나 똑같은 품목을 홈플러스에서 사면 3만2500원, 이마트에서는 3만8000원이 들어 4500원~1만원 차이가 났다.
축산물의 가격차이는 더 컸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은 설 제수용품 중 고가에 속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단위 당 가격차이에 따라 최종지불 가격 앞 자리의 숫자가 바뀔 수 있다.
중부시장에서 쇠고기(탕국용, 양지 600g)·쇠고기(산적용, 일반육 1kg)·돼지고기(전거리, 앞다리 1kg)·생닭 한 마리·계란 한 판을 구매하면 총 4만6500원이 들지만 똑같은 품목을 대형마트에서 사면 2만~4만원을 더 줘야했다. 홈플러스에서는 6만7500원으로 2만1000원 차이가 났고, 이마트는 8만83240원으로 2배 가까이 더 비쌌다.
가격차이가 가장 덜 났던 품목은 수산물. 중부시장에서는 조기 5000원, 동태포 7000원, 황태 3000원이고 홈플러스에서는 각각 3000원, 7130원, 3800원에 판매되고 있어 가격폭이 가장 적었다.
이날 대형마트를 찾은 최모(33)씨는 "대형마트의 제수용품 가격이 전통시장보다 1.2배 정도 더 비싼 것 같다"며 "설 선물은 대형마트에서 사고 설 제수용품은 전통시장에서 구매해야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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