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두 달 만에 투자 수익률이 3만%가 넘는다면 “로또”라고 불릴 만하다. 프리보드 지정 종목인 의류도소매 및 경영컨설팅 업체 오즈앤블레싱이 주인공이다. 프리보드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 2005년 개설됐는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23일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375원이던 오즈앤블레싱 주가는 현재 12만6000원으로 3만3500% 폭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만 1만675원(2846.67%) 급등하며 주가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이달 들어서도 1040.27%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프리보드서 2000% 이상 주가가 오른 종목은 오즈앤블레싱이 유일하다. 2개월 전 이 회사 주식에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차익만 3억35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회사 실적은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오즈앤블레싱은 매출액 8억1000만원, 영업이익 10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30%, 252.3% 급등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률 3만%'가 마냥 좋은 모습도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되레 프리보드가 취하고 있는 상대매매 폐해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상대매매는 매도 측과 매수 측 간 1 대 1 합의 체결 방식으로 매매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은 경쟁매매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오즈앤블레싱의 2개월간 거래량을 살펴보면 29주에 불과하다. 프리보드는 상하 플러스, 마이너스 30%를 가격제한폭으로 두고 있는데, 1주 거래만으로도 가격제한폭까지 주가를 올릴 수 있다. 오즈앤블레싱은 지난 18일부터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제한폭까지 뛰었는데 일별 거래량은 1주에 불과하다.
김정수 금투협 프리보드관리실장은 “프리보드는 거래소 등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장외시장”이라며 “주가가 급등락을 보인 건 장외거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실장은 최근 불거진 프리보드 고사론을 두고는 “새 정부에서 코넥스 정책이 정해져야만 그에 맞춰 프리보드 문제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즈앤블레싱 측은 최근 주가 폭등에 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지 않아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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