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0.4% 하락했고 1월 들어서도 0.5% 내렸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꾸준한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와 비교할 때 소외감이 커져가고 있다.
원화강세·엔화약세로 인한 펀더멘털에서의 상대적 모멘텀 부족, 지난해 4·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낮은 기대감, 외국인과 프로그램에서의 단기 수급 우려 등으로 당분간 국내증시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으나, 코스피의 뒷심 발휘와 점진적인 상승 추세 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출주와 내수주 대응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실적 등 모멘텀을 보유한 개별 종목으로의 차별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의 경기 선행적 특징을 고려할 때, 주요국 증시 흐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다우지수 및 다우운송지수의 상관관계, 애플과 나스닥지수에서 본 IT섹터의 흐름, 중국 경기 회복을 반영하는 홍콩H지수, 그리고 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독일증시의 흐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인 매수세 둔화이고, 환율의 변동이 핵심 변수이다. 원화와 엔화의 변동성이 부담이 되고 있지만, 향후 외환 시장의 변동성은 차츰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환율 변동이 어닝 시즌과 맞물리면서 수출주의 실적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그 불확실성은 월말 기업 실적 공개와 함께 차츰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 내수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수출주는 실적 공개를 전후로 조정시 저가 매수의 관점에서 대응이 유효할 전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미국 부채한도 증액 및 정부지출 삭감과 관련한 우려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화당의 정치적 공세가 약화되는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글로벌 증시는 정책 불확실성의 완화라는 긍정적 해석이 기대된다.
중국 경기의 저점 통과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8분기 만에 개선됐다. '시진핑'으로의 정권 이양 초기라는 정황적인 기대감이 유지되는 가운데 12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미 중국 제조업 PMI나 기업기대지수, 경기선행지수 등이 지난 3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전환했음을 감안하면 중국 실물 경기의 저점 통과는 주식시장에 또 하나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 펀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우려가 나타나고 있으나 유럽중앙은행의 OMT(전면적 통화거래)와 미국 연반준비제도의 QE3(무기한 모기지매입) 집행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확장세는 진행형이다. 12월에 연준의 QE4(국채 매입)까지 더해지며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 펀드의 순유입 규모는 더욱 강화됐다.
연초 이후 급격하게 위축된 투자 심리는 제반 변수들의 움직임과 방향이 달라 보인다. 코스피의 뒷심 발휘와 점진적인 상승 추세 복귀를 기대한다.
◆김성노·백윤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세계 주식시장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은 조정국면이 이어지면서 저평가가 31% 이상으로 확대됐다. 한국시장의 조정은 단기 수급불안에 기인한다. 배당투자를 위한 차익거래 청산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매도는 일본제외 아시아펀드로의 자금유입으로 충분히 상쇄 가능해 보인다. 업종별로는 수출주 저평가가 심하다.
2001년 이후 업종별 상대적인 실적 성장, 주가 움직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수출주의 저평가가 심화된 상태다. 반면에 음식료, 전기가스 등 내수주들은 고평가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난다. 수출주 저평가, 내수주 고평가는 환율변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환율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평가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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