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해 국내 수출기업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환율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17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한덕수 회장(사진) 주재로 올해 첫'무역협회(KITA) 최고경영자(CEO) 무역현장 위기대응 포럼'을 열고 수출환경 전망과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많은 수출기업이 원화 절상으로 인해 수익성에 10% 이상 타격을 입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본으로 수출 중인 한 기업의 대표는 "환율의 급변동은 현재 수출기업에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자사의 경우 수익률이 엔저로 인해 20% 이상 낮아진 상태인데 헤징 등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싶어도 비용이 많이 들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업체 대표이사도 "1%의 가격 격차로 수주 여부가 갈리는 제품의 특성상 환율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며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 및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빠른 기술력 성장도 한국 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참석자들은 우려했다. 한국 상품이 기술경쟁력은 있지만 그만큼 가격이 오르고 있고 중국 등 경쟁 상품들의 품질이 점차 좋아지면서 세계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입지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자동차부품에서 철강·기계부품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참석자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새로운 FTA 체결의 확대와 FTA 활용을 위한 절차 간소화 등을 촉구했다. 배터리 관련 수출기업 대표는 "현재 중국의 수입관세 14% 포함, 비용 부담률이 20% 이상이어서 중국 업체와 경쟁이 어렵다"며 "FTA가 체결된다면 적극적인 중국 내수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도 구매력이 증가하는 거대 시장인데 관세가 아직 매우 높다"며 "조속히 FTA 체결을 통해 수출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이용 시 원산지증명서(C/O) 발급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절차의 간소화도 해결돼야 한다고 업계는 건의했다.
이외에도 물류·인건비 등 비용 문제에 대해 많은 무역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앙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중국횡단철도(TCR) 운임 증가로 인한 물류비 상승 문제도 경영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비용 문제가 해결되면 국내로 유턴하는 공장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덕수 회장은 "무역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트레이드SOS'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한 실시간 애로 타개 시스템을 운영해 적극적인 어려움 해소에 나섰다"며 "올해는 '트레이드코리아' 거래·알선 사이트의 온라인 바이어(구매자) 매칭 강화 및 더욱 적극적인 FTA 활용 지원 등 국내 기업의 시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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