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놀러와' 후속 '토크클럽 배우들'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어색함 속에 처음 만난 배우들은 예능이라는 전쟁터에서 어떻게든 웃음을 만들어 내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14일 첫 방송된 MBC '토크클럽 배우들'(이하 배우들)에서는 배우 황신혜, 심혜진, 예지원, 송선미, 고수희, 고은아, 신소율, 민지, 박철민 그리고 가수 존박이 첫 만남을 가졌다. 예능 프로그램임을 의식한 듯 이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 분장을 통해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배우들'에는 '놀러와'의 유재석이나 '무릎팍도사'의 강호동 같은 예능 전문 MC들이 전무하다. 9명의 배우들이 모여 그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다소 정신없어 보일 수 있었지만, 그 안에는 '배우'라는 보이지 않는 단단한 끈 같은 것으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은 토크클럽 회원이 되기 위한 회원가입서 작성을 시작으로 본격 토크쇼에 들어갔다. 타이틀 촬영을 마친 배우들은 저마다의 데뷔 스토리를 전한 뒤, 한 줄 자기소개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멜로퀸을 꿈꾼다는 고수희, 스스로 돌연변이라 칭한 박철민, 컴퓨터 미인임을 상기시킨 황신혜, 여우주연상 9관왕임을 자랑한 심혜진, 스스로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예지원, 가수가 되고 싶었던 송선미,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배우가 된 반전녀 신소율, 트러블메이커에서 이슈메이커가 되고 싶다던 고은아, 언제나 시한부라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는 민지까지 이들은 진솔함과 웃음이 묻어나는 토크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자칫 배우들, 특히 여배우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토크가 밋밋하게 흘러갈 위험도 존재했다. 하지만 토크 중간 이를 적절히 끊어내 웃음을 자아낸 이가 있었다. 청일점 박철민이었다. 박철민은 등장부터 존박을 경계하더니 모든 여배우들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또 여배우들 이야기 도중 진지함이 짙어 질 때면 거침없는 말투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도 보였다. 박철민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배우들'은 단순히 토크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송선미는 즉석에서 노래를 불렀고, 신소율 등은 심혜진의 트로피를 이용해 수상소감을 연습하는 재치를 발휘해 큰 웃음을 안겼다.
이제 판은 깔렸다. 배우들은 준비를 마쳤고 각오 또한 대단하다. 제작진은 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예능에서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와 함께 과연 배우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예능이라는 험난한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배우들에게는 박수를 보낸다.
장영준 기자 sta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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