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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른 전기요금, 그대로인 역차별적 누진제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14일부터 전기요금이 '또' 오른다. 이번엔 평균 4.0% 인상이다. 지난해 8월 4.9%가 오른데 이어 최근 1년 5개월 사이 벌써 4차례나 오르는 것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주택용 2.0%, 일반용 4.6%(저압 2.7%·고압 6.3%), 산업용 4.4%(저압 3.5%·고압 4.4%), 교육용 3.5%, 가로등용 5.0%, 농사용 3.0%, 심야전력 5.0%가 인상됐다.

지경부는 이에 따라 도시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은 930원 늘어난 4만7500원, 산업체는 27만원 늘어난 638만원 선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경부는 합리적인 전력 사용을 유도하기위해 현재 일반용·산업용 계약전력 300㎾ 이상에 적용하는 '수요관리형 요금제(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5월부터 일반용·산업용 고압 사용자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어려운 동계 전력수급을 감안, 전기요금 가격 기능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인상률이 적용된 것"이라며 "특히 경제 주체별 부담능력을 감안해 인상률을 차등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또 올랐는데,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는 여전히 깔끔히 해결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면 요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전기요금 누진제는 가정용에만 적용된다. 누진제는 1973년 1차 석유 파동(오일쇼크)을 계기로 산업체의 생산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가정의 전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됐다. 아직까지도 누진제는 산업용 전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현행 누진제는 월 100kWh 단위로 요금을 6단계로 나누고 있다. 전력량요금은 1단계(100kWh이하)는 kWh당 57.9원, 2단계(101∼200kWh)는 120.2원, 3단계(201∼300kWh)는 179.4원, 4단계(301∼400kWh)는 267.8원, 5단계(401∼500kWh)는 398.7원, 6단계(500kWh초과)는 677.3원이다. 1단계보다 2단계부터 6단계까지 단위당 요금은 2.1배, 3.1배, 4.6배, 6.9배, 11.7배 높다. 부가가치세 10%와 전력산업기반기금 3.7%가 추가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만약 월 400kWh를 쓰던 가정이 2kW 용량의 에어컨을 한 달간 100시간 써 600kWh가 됐다면 전기료는 6만6000원에서 18만원으로 오른다. 사용량은 50% 늘었는데 요금은 2.7배로 급증하는 것이다. 반면에 산업용 전기를 이용했다면 전기료는 9만원 남짓이다. 누진제 탓에 가정 전기요금이 두 배 가량 비싼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전기소비량은 9510kWh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272kWh보다 15% 많다. 그런데 주거부문 1인당 전기소비량은 1183kWh로 OECD 평균의 절반이 채 안 된다. 한국 가정이 100을 쓴다면 미국은 374, 프랑스는 223, 일본은 190, 영국은 168, 독일은 144를 쓰는 셈이다. 전기를 낭비하는 주범이 따로 있다는 말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의 62% 수준이다. 가정이 비싼 전기 요금을 내 기업의 전기 사용료를 대신 내주는 꼴이다. 가정이 추위에 시달릴 때 일부 회사가 난방이나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문을 열어놓은 채 영업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가정이 쓰는 전기는 전체의 15%밖에 안 된다. 55%는 산업체가, 25%는 업소나 사무실에서 쓴다. 하지만 전기의 대부분을 쓰는 기업과 업소는 누진제 없이 단일요금을 낸다. 그래서 일부를 쓰는 가정에만 징벌제 성격의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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