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건설신화’ 해외서 쓴다 ④GS건설
기술력+성실시공+시장개척 '3박자'
싱가포르 병원·호찌민 메트로 공사 등
亞 토목·건축서 잇단 수주 낭보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난해 중장기 성장 계획을 담은 '비전 2020'을 선포한 GS건설은 '지속 가능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높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경영전략 성과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4분기부터 해외시장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 3분기 누계 해외 수주액은 4조5000억원, 4분기에는 카자흐스탄 석유화학, 베네수엘라 가스플랜트 등 3조5000억원의 실적이 예정됐다. 3년째 6조원 내외에서 정체됐던 해외수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8조원대로 도약하는 셈이다. 총 누적 해외수주잔액도 32조원으로 업계 상위권에 해당된다.
◇기본기 토대 위 성장 날개 달다= 해외시장 경쟁력은 이미 갖춘 상태다. 기술력과 성실시공, 시장개척능력의 3박자를 갖춘 건설사로 과거 미국과 유럽의 선진 플랜트업체들이 차지하던 자리를 꿰차고 있다.
특히 플랜트사업부문을 비롯한 토목, 건축, 주택, 발전, 환경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수주기반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0'의 핵심도 이같은 기본기를 바탕에 두고 있다.
실제 GS건설이 그동안 진출한 해외 시장을 살펴보면 정유, 가스 플랜트 건설 수요가 많은 중동지역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도로, 지하철, 건축물 등 토건(토목+건축) 프로젝트 위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토목분야에서 2008년 베트남 TBO도로공사(1549억원), 하노이-하이퐁간 고속도로 공사(2378억원), 2009년 싱가포르 Depot C-911 차량기지 건설공사(4117억원, 당사 50%), Depot C-913 차량기지 건설공사(3700억원) 등이 발판이 됐다. 건축분야에서는 지난해 5월 싱가포르 보건부가 발주한 5933억원 규모의 'NTF(Ng Teng Fong) 병원' 신축공사를 단독 수주하며 탄력을 받았다. 이는 GS건설의 해외 건축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토목ㆍ건축, 동남아시아 집중= GS건설은 동남아시아를 해외 토건분야 재도약 발판으로 삼고 있다. 현재 수행 중인 싱가포르 4건의 지하철 공사와 2건의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수주한 호찌민 메트로 공사도 전통적 토건분야 성과다.
지난 여름 허명수 GS건설 사장이 싱가포르 현장을 방문한 것은 해외 토건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싱가포르가 토목과 건축 시장 확대의 교두보라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라는 얘기다. GS건설의 취약 분야였던 해외 토건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종 다변화와 해외 시장 다변화를 이루겠다는 뜻을 여러번 강조했다. CEO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 덕분에 실제 GS건설의 해외 토건 부문은 2009년 싱가포르 지하철 사업 수주로 되살아났다. 1990년대 이후 한동안 단절됐던 해외 토건 실적이 이어지게된 셈이다.
2009년 싱가포르 C911 지하철 공사(3585억원), C913 지하철 공사(4005억원)에 이어 2011년에는 싱가포르 C925 지하철 공사(1867억원) 및 C937 지하철 공사(2285억원)를 수주했다. 특히 C937프로젝트는 싱가포르 관광의 중심지를 관통하는 하저터널 공사이자 지하철 공사 역사상 최고 난이도의 작업이어서 주목받는다. 공사 기간 중 강의 수로를 수 차례 우회시켜야 하는 시공능력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발주처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다.
◇최대시장 중동, 전략적 공격= 해외시장 최대 규모인 중동은 놓칠 수 없는 주력시장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복합화력발전공사(1조4000억원)와 초대형 석유화학단지인 페트로 라빅2프로젝트(2조740억원)를 단독 수주함으로써 GS건설의 최대 시장 장악력은 그대로 입증됐다.
특히 원유매장량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를 차지하는 자원부국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가장 많은 수주 성과를 냈다. 대표적인 사업이 그린디젤 프로젝트다.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인 타크리어가 발주한 공사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 2009년 아부다비 루와이스에서만 총 3건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해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아부다비에서 따낸 수주액(10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를 GS건설이 올린 것이다. 특히 31억달러 규모의 중질유 유동상 촉매 분해공정(RFCC)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국내 건설업체에서 수행한 플랜트 공사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쿠웨이트에서는 아주르 정수시설(2000억원),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6200억원) 프로젝트 등 1조4000억원이 넘는 수주액을 올렸다. 아주르 정수시설 프로젝트는 중동 물사업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S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해외에서 기술력과 사업 수행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최근 중동지역의 잇따른 입찰초청 역시 해외 현장에서 쌓은 당사의 신뢰도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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