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청(USPTO)에 애플 '페이지 턴' 특허 2건 재심사 요청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특허청(USPTO)이 애플 디자인 특허 2건을 재심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애플 특허가 또 다시 무효화될 처지에 놓였다. 작년말 2건의 특허가 이미 무효화된 바 있어 애플의 '모래성 특허'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에 따르면 지난주 USPTO에 애플의 '페이지 턴' 특허 2건(미국 특허번호 713, 906)을 재심사해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됐다.
페이지 턴 특허는 사용자가 전자책 등을 읽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길 때 책 페이지를 말아올려 화면이 전환되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이다. 713 특허는 한 페이지, 906 특허는 두 페이지를 보여주는 게 다를 뿐 기본 원리는 같다.
이번 재심사 요청은 예견된 일이었다. 애플이 지난해 10월과 11월 USPTO에 해당 특허를 등록했을 때 일각에서는 "특허라고 하기에는 너무 단순해 독점권을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전자책 업계는 애플 특허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심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하면 USPTO가 재심사 요청을 받아들여 애플 특허를 무효화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USPTO는 작년 10월과 12월 각각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특허번호 381), 터치스크린 휴리스틱스 특허(특허번호 949)를 무효로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법원이 각각 381 특허, 949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판단한 기존 판결도 뒤집힐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은 러시아에서도 아이패드 디자인 등록을 신청했으나 작년 4월 러시아 특허청, 11월 특허 분쟁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특허는 방어용이 아니라 공격용으로 쓰이고 있다"며 "소송 때문에 특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특허는 무효화되고 소송에서도 연이어 패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미국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아마존에 패소했다. 애플은 아마존이 온라인 장터 '앱 스토어(App store)' 명칭을 도용했다며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은 앞서 멕시코 법원에도 현지 기업 'iFone'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오히려 애플이 현지에서 '아이폰(IPHONE)'이라는 상표로 스마트폰을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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