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주가 연초 33.4% 폭등 이후 급락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올해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버블이 붕괴된 1973년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증시 버블을 정확히 맞히는 것으로 유명한 투자가 제레미 그랜섬의 최근 경제 전망을 토대로 올해 미국의 주식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세계적인 투자운용사인 그램탐 메이요 반 오텔루(GMO)의 그랜섬 회장은 향후 10년간 미국 경제가 고전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장기전망을 최근 내놨다. 그는 특히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할 때 올해가 최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랜섬 회장의 비관적인 경제 전망은 대통령선거 사이클에서 근거를 찾았다. 대통령의 재임기간별 주식시장을 관측한 결과 대통령의 임기 첫 해가 투자 수익이 가장 부실했고, 임기 3년차에 가장 쏠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재선 임기가 시작된 1926년의 경우 전체 주가는 평균 8.2% 오른 반면, 재선 3년차 때엔 18.7%까지 치솟았다.
대통령의 임기는 금융위기 직후 주식시장 반등 효과를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분석이다.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는 각각 세계 경제공황이 휩쓸고 간 1933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시작됐다. 두 대통령 재임기간 주식투자 수익은 취임 첫해를 제외하고 간신히 절반에 그쳤다.
특히 현직 대통령의 재선 임기가 시작되는 해 시장 수익은 더욱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수익이 0.3%나 줄었다. 하지만 대통령 첫 번째 임기 중 집권 3년차의 수익은 24.9%가 뛰었다. 대선 직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극약 처방을 연기한 후폭풍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 나타나는 탓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임기가 시작되는 올해의 경우 세금 증가와 지출 연기 등 이른바 재정절벽 위협이 있는 만큼 주식시장은 극단적으로 움질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WSJ는 올해 주식시장은 주가가 4.9% 오르는데 그친 2005년이나 33.4%까지 폭등한 1973년과 유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가가 고공행진한 1973년의 경우 정점을 찍었던 1월 이후 가격이 빠지기 시작해 결국 수익율은 14.7% 떨어졌다. 또 이듬해에는 26.5% 빠졌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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