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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창꼬'의 까칠한 순정파 '고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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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강일'의 캐릭터, 나와 겹치는 부분 많다"

영화 '반창꼬'의 까칠한 순정파 '고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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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12월 극장가가 뜨겁다. '레미제라블', '호빗: 뜻밖의 여정' 등 대작 외화들의 물량공세 속에 우리 영화로는 화제작 '26년', '나의 PS 파트너' 등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최고 흥행 시리즈인 '가문의 영광'의 다섯번째 이야기 '가문의 귀환'도 새로운 웃음코드로 무장한 채 관객 앞에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개봉한 정기훈 감독의 '반창꼬'는 치열한 격전의 틈바구니 속에 묻히기 쉬운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다.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충실히 따라간다. 물론 멜로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도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소소한 재미가 쏠쏠하다.


주연을 맡은 배우 고수(34)는 이런 상황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영화에 대해 '자신있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관객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보면 좋긴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영화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깊은 속내도 털어놓았다. 그가 유행시킨 음료수 CF의 '지킬 것은 지킨다'의 바른생활 청년 이미지가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아직까지 흥행에 대해서는 내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고 그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가 잘되면 좋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찍을 때나 홍보할 때 '잘돼야 할텐데' 이런 생각을 갖고 임하진 않는다."


영화 '반창꼬'의 까칠한 순정파 '고수'를 만나다



'반창꼬'에서 고수가 맡은 역할은 소방관 '강일'이다. 무뚝뚝하고 까칠하다. 일에도 크게 의욕이 없다. 3년 전 아내가 죽고부터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정작 자신의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를 매사에 심드렁한 인물로 만들었던 것. 그러던 그에게 '고미수(한효주)'라는 당돌한 의사가 나타나면서 상황은 변한다. 올 초 백년가약을 맺은 고수에게 '사별'은 상상만해도 몸서리쳐지는 설정이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슬펐다. 부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으니, 얼마나 보고싶었겠는가. 술먹고 부인을 회상하면서 우는 장면도 '강일'이의 심정에 몰입해있다 보니 감독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짠하고 애잔하게 나왔다. '미수'가 자꾸 들이대도 '강일'의 입장에서는 쉽게 마음을 열 수 없어서 계속 갈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화의 잔재미는 여기서 나온다. 계속 '돌직구'를 날리는 '미수'와 이를 피해 다니는 '강일'은 만나면 티격태격한다. 특히 '참한' 캐릭터 전문인 한효주가 선머슴으로 등장해 화제다. 욕하고, 싸우고, 술마시고, 넘어지기 일쑤인 '미수'는 한 마디로 대책없다. "개인적으로는 '미수'라는 여자가 좀 심하다 싶었다. '뭐 이런 여자가 다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일'도 처음부터 관심이 있진 않았고 죽을 고비를 같이 넘기면서 마음이 갔을 것이다."


무모하긴 하지만 순정파이고, 까칠하고 투박하면서도 은근히 잘 챙겨주는 '강일'의 모습은 실제 고수의 모습이기도 하다. 현장에서도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고 납득이 돼야 다음 걸음을 걷는 스타일"이지만 막상 연인에게는 "뭐든 다해주면서 끌려다니는" 남자다. 영화 현장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일터에서는 어디에 얽매이거나 사로잡히기 보다 자유롭게 행동하려고 한다. '이 장면에서는 이렇게 해야지'하는 태도를 가장 피하려 한다. 자유로우면 자유로울수록 새로운 게 계속 나오니까."


영화 '반창꼬'의 까칠한 순정파 '고수'를 만나다



1998년 가수 포지션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한 고수는 올해로 데뷔 14년차인 중견 배우다. 운이 좋게 뮤직비디오를 찍게 되긴 했지만 역할이 교수대에서 죽는 역이었다. "첫 역할이 죽는 거다 보니 당시 주변에서 '너가 나중에 잘 되려나 보다'고 하더라. 동아줄에 목을 매야 하는데 안전 장치가 너무 허술해서 저절로 감정 이입이 됐다(웃음). 뮤직비디오가 나간 후 이곳저것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해 운좋게 시트콤도 하게 됐고, 드라마도 했다."


20대를 꼬박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동했지만 연기생활의 터닝포인트가 됐던 것은 군대에서다. "20대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다 군대를 갔는데, 늘 하던 것을 안하게 되니까 그 때 좀 힘들더라. '연기'에 대해서는 당연히 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갔다 오고나서는 정말 이 길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더 확실히 들었다. 딱히 롤모델이 있는 건 아니다. 배우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역사를 가지고 있고, 난 거기서 늘 배운다."


그리고 영화 '반창꼬'는 이번주 개봉작 중 한국영화 1위 흥행을 달리고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
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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