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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집 세 놓고, 싼 새집 사기' 新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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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는 매매값·뛰어가는 전셋값
취득세·양도세 '더블 감면'에 건설사 마케팅까지
알짜 미분양 할인 단지 늘자 '내집마련' 수요도 증가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모(47세)씨는 살던 집을 부동산에 내놓은 지 벌써 2년째다.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고 있다. 결국 더 이상 가격을 낮출 수는 없어 살던 집은 전셋집으로 내놓고, 전세금으로 새 아파트를 사기로 결심했다. 전셋값은 작년보다 크게 올라 전세금만으로도 대출 이자 지원에다 분양가 할인, 잔금 유예 등 다양한 조건을 붙여 파는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어서다. 커뮤니티시설도 좋은 새 아파트에서 살고싶다는 가족들의 요구도 있어 미분양 주택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에 사는 김모(44)씨는 요즘 잔금 치르느라 정신이 없다. 이달 31일부터 입주가 시작이라 어차피 곧 잔금을 치를 예정이었는데 기왕이면 세금 혜택을 받겠다는 게 김씨의 심산이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면적 85㎡를 5억1000만원에 조합원 분양을 받은 그는 다음 달에 잔금을 모두 내면 분양가의 2%인 102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이달 내면 1%인 510만원만 내면 된다. 총 51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주택시장 침체 속에 새로운 형태의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살던 집을 팔지 못한 이들이 기존 집을 전세로 내주고 거주여건이 좋은 알짜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입주를 해야할 새 아파트단지에서는 서둘러 이달 안에 잔금을 치러 취득세를 아끼자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주택가격의 하락과 전셋값 상승 추세가 새 미분양 아파트 매입 수요를 촉발시키고 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평균 0.4% 떨어졌고 올해는 4.1%나 하락했다. 이에 비해 전셋값은 지난해 13.4%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평균 2%가 올랐다.

특히 내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전세시장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8만694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92년 17만234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올해 10만7193가구보다 2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 팀장은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20% 가량 줄어들고, 만성적인 전세물량 부족으로 내년 수도권 전세난이 더 심각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체들이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가격 할인 등 파격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이참에 새 아파트로 갈아타는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자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부담, 자녀 학교, 직장 문제 등으로 시세 대비 크게 낮춰도 집을 팔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얼토당토 않은 가격에 팔 수는 없다는 심리가 있다"면서 "반면 전셋값은 크게 오르다 보니 아예 큰 손해 보고 팔기 보다는 전세를 놓는 집주인들이 최근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용인 신봉동의 '수지 신봉센트레빌' 계약자 중에는 인근 동천동의 오래 된 집은 전세를 주고 새 아파트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한 분양 관계자는 "용인의 경우 지난 한해 아파트 전셋값이 무려 20.6% 올랐다"면서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반면 새 아파트는 가격 할인으로 부담이 없어져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기존 집은 시세보다 낮게 내놔도 팔리지 않는 반면 전셋값은 계속 오르다보니 기존 집은 전세를 놓고, 전세금액으로 새 아파트를 계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사들이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는데다 앞으로 시세하락 염려가 없을 경우 매매시장의 한 트렌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주가 진행중이거나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장기 미분양으로 곤혹을 치렀던 은평뉴타운은 분양조건부 혜택 내걸었다. SH공사는 최초 분양가에서 일시납입시 최대 2억원을 할인해 주는 일시납분양, 분양조건부 전세분양 혜택을 주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유입을 촉진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분양조건부 전세는 은평뉴타운 인근의 전세가 수준으로 2년을 살아본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로 계약자는 최대 4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부동산시장 흐름을 보면서 구매를 선택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 615가구 중 절반 이 전세 등으로 입주자를 맞이하게 됐다.


현대건설이 동작구 동작동에 분양하는 '이수 힐스테이트'는 기존 3.3㎡당 2100만~2200만원이던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1800만~2100만원으로 낮췄다. 이 단지는 정금마을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다.


바로 입주는 할 수 없지만, 현금이 없이도 미리 계약을 해둘 수 있는 단지도 등장했다. 동부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에 위치한 '도농역 센트레빌'을 하우스바이하우스(House Buy House) 계약제 조건으로 분양 중이다. 하우스바이하우스는 기존집 또는 전세금만 가지고 계약금을 대체할 수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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