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개소세 인하' 막차, 지금 아니면 못탄다
대리점마다 "올해내 출고 문의"…업계, 대책 고심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올해 안에 받을 수 있나요?" "그럼요. 지금 빨리 계약하셔야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어요. 마지막 달인거 아시죠?"
지난 1일 마포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대리점, 한 고객의 질문에 대리점 관계자는 매장 구석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가리켰다. 개소세 인하 정책이 12월까지 진행된다는 안내문이다. 그는 "싼타페는 지금 구매하면 할인을 못받는다"며 "(혜택 여부가) 출고 기준으로 따지다보니 인기차종을 사려면 더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매장은 주말인데다 통상 차량판매가 늘어난다는 연말특수까지 겹치며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에게서 빠지지 않고 나온 질문은 바로 개소세 인하 적용 여부다.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차량을 이달 내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궁금해한다"며 "개소세 끝물이라 우리도 이 부분에 중점을 맞춰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대리점 관계자 역시 "K3 등 인기차종은 한달 넘어서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라, 둘째주 전에 결정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구입을 독촉했다.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도입된 자동차 개소세 인하 정책이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다. 그간 구매를 미루고 미뤘던 고객들은 '마지막 달'이라는 말에 단돈 몇 만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지갑을 꺼낸 채 고심하고 있고, 업계는 막판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개소세 인하 정책이 끝나면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의 실 구매가는 25만~36만원씩, 쏘나타와 K5는 37만~55만원씩 인상된다. 인하 혜택이 계약날짜와 무관하게 이달 31일까지 차량이 출고 됐는지 여부에 따라 적용되다보니, 출고가 한달 이상 걸리는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렉스턴W 등은 이미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포구에 위치한 쌍용차 대리점 관계자는 "렉스턴W는 사실상 어렵고, 코란도C도 일주일 내 계약을 해야 개소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개소세 인하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문의만큼 실제 계약건수로 이어지지 않아 (이달로 중단된다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매장을 찾은 고객 이지연(여ㆍ32ㆍ등촌)씨는 "SUV모델에 관심이 있는데, 지금 사면 개소세 인하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왔다"며 "마지막달이라고 하니 더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연장은 없냐"며 "그럼 다음 달부터 차값이 오르냐"고 반문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차값이 오르냐는) 이 질문도 많이 받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동차업계는 고심에 빠졌다. 기대했던 개소세 인하 효과가 당초 예상만큼 크지 않았던데다 내년 1월부터 다시 차 값이 인상될 경우 판매에 미치는 역풍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GM 대리점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에 따른) 몇십만원 혜택이 고객들에게는 큰 데, 정책이 연장되지 않는 한 차값이 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르노삼성 대리점 관계자 역시 "최근 내수 판매가 개소세 인하정책으로 인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내년부터는 인하 전 가격으로 판매되는 만큼, 매장에서 일부 고객들의 항의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