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안풀리는 아르헨티나 채무재조정, 다시 커진 디폴트 위기

시계아이콘01분 05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채무 전액 내놔" 헤지펀드 승소에 아르헨티나 “격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아르헨티나 정부와 미국 헤지펀드가 채무 상환을 놓고 벌이는 법정공방에서 미 법원이 헤지펀드의 손을 들었다. 아르헨티나가 ‘사법 식민주의’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뉴욕 연방법원은 21일(현지시간) 헤지펀드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오렐리어스캐피털이 제기한 채무 상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재조정에 불복해 채무 전액을 상환하라는 헤지펀드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르헨티나 정부에 채권 액면가와 이자 13억30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하고, 이를 상환하기 전까지는 채무재조정에 동의한 다른 채권단에도 원리금을 갚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는 즉각 격분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벌쳐펀드(부실 채권을 사들여 높은 수익을 내는 투기자금)에 단 한푼도 내어줄 수 없다”고 선언했고 집권 정의당의 아구스틴 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아르헨티나 국민들과 정부는 디폴트 탈출을 위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감내했다”면서 “이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모욕이며 우리에게는 당연히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의 발단은 아르헨티나가 경제위기로 1000억달러가 넘는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200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부채에 대한 지급정지를 선언하고 채권단과 채무재조정 협상에 나섰으며,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이전에 발행한 채권의 93%를 원금의 3분의1 가격으로 깎은 새 채권으로 교환했다. 그러나 디폴트 이전 헐값에 국채를 사들인 일부 헤지펀드는 이를 거부하고 채무 전액을 지급할 것을 요구해 왔다.


아르헨티나의 거부로 법정 공방은 미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헨티나가 지난해까지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기에 상황은 2001년과 다르지만, 부채 상환에 제동이 걸리고 지금까지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약 250억달러까지 동결될 경우 ‘기술적 디폴트’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에 채무재조정 협상을 마친 채권단들도 “법원의 판결이 모두를 다 죽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무법인 아놀드앤포터 변호사로 세계은행 이사를 지낸 휘트니 드브부아는 “이번 판결이 채권단으로 하여금 채무국을 제소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앞으로 채무국의 부채재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현재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과 채무재조정 문제에도 일부 채권단이 이같은 태도를 보이면 구제금융 프로그램 전체에 차질이 생길 수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