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재선 후 첫 해외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 후 처음으로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미얀마 양곤대학 연설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고 밝혔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도 미얀마처럼 개혁·개방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미얀마는 지난해 3월 테인 세인 초대 민선 대통령 선출 후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WP)는 북한이 미얀마를 따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고립과 독재가 미얀마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자리 잡아 개혁·개방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북한에는 아웅산 수치 여사와 같은 민주화 지도자도 없으며 수도승이 주도했던 미얀마의 2007년 시위와 같은 민주화를 위한 대중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검열 및 세뇌 정책도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이데올로기와 정치 체제가 미얀마와 달리 반미주의와 고립주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WP는 진단했다.
WP는 아울러 "어쨌든 북한은 상당한 수의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이고, 지도자 김정은이 이런 상황에서 극적으로 이데올로기의 근간을 바꾸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WP는 오바마가 북한을 향해 내놓은 제안이 효과를 발휘하지도 못 하겠다고 사실 더 나은 수단도 없다고 밝혔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한 번 잘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미얀마와 관계 정상화에 나서고 있는 미국이 다른 불량 국가에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 양곤에서 나는 아시아에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우리는 과거라는 감옥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 지도부에 나는 하나의 선택을 제시해왔다. 그건 바로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진전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미국이 뻗은 손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