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NHN, 미래사업 발굴 협약 체결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국내 1위의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 업체가 미래사업 발굴을 위해 손을 잡았다. 그동안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이통사와 이 인프라를 통해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포털 업체의 역할은 구분돼 있었고 망중립성 등을 둘러싼 이견도 있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정보통신(IT) 시장에 대응하고 지속된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힘을 모았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은 19일 인터넷 대표기업 NHN(대표 김상헌)과 손잡고 미래 성장동력 공동 발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약 내용은 ▲빅데이터 사업 육성 ▲유무선 융합 신규 서비스 발굴 ▲공동 사회공헌 추진 등이다.
이번 협약은 국내 1위 이통사와 포털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통신업계는 트래픽이 집중되는 서비스에 대해서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고 포털들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콘텐츠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망중립성을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포털 업계의 소모성 경쟁에서 벗어나 차별적 서비스로 고객생활 가치를 혁신하고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까지 공동 모색하는 미래 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양사 모두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롱텀에볼루션(LTE) 관련 투자비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6.4% 줄었고 NHN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양사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카드로 꺼낸 것이 '빅데이터'다. 빅데이터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 속에서 가치 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적용해 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미래기술로 각광받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은 오는 2013년 340억 달러(약 37조원)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NHN은 그동안 구축한 빅데이터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기로 했다. 12월부터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빅데이터 프로젝트 그룹도 운영된다.
또한 SK텔레콤의 스마트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 NHN의 콘텐츠 개발ㆍ운영 역량이 결합돼 다양한 신규 생활서비스가 발굴된다. 특히 기업 컨설팅ㆍ솔루션 사업, 스마트홈 네트워크 사업 등 새로운 분야의 협력도 가속화 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IT 기업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양사가 손을 잡은 이유로 꼽힌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통신-포털 대표기업 간 상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사업자와도 경쟁할 수 있는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양사는 국내 시장 대응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 확대 기회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편화와 모바일 네트워크 고도화에 따라 웹과 모바일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경계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며 "통신-포털 사업자 간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무선 생활 서비스 발굴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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