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다섯 줄 요약
“제가 너~무 좋아하는 프로예요. 그래서 이렇게 나오게 된 걸...좋아해야 될지...” 라며 말을 흐리며 시작했지만 빛의 속도로 자신을 놓아 버린 장우혁과 토니안이 tvN < SNL 코리아 > 호스트로 출연했다.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이 “십오 년 뒤에는 오십”이라며 세월의 흐름을 확인사살하고, 여장과 내복 차림 공개는 물론 스스로를 “믹키유천(토니안)/은혁(장우혁) 이미테이션”이라며 희화화했음에도 애잔한 ‘추억팔이’ 대신 강력한 폭소탄이 터졌다.
Best or Worst
Best: ‘feat. 너희들의 흑역사’ 라는 자막이 떴을 때 채널을 돌렸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유니구로’ 광고에서 내복 위에 가터벨트를 차고 있던 장우혁에 눈을 질끈 감고, ‘닮은꼴 관광 나이트’에서 토니안이 “더 퓨쳐 이즈 마인 원투앤 쓰리앤 포앤 고-”를 멋들어지게 읊조릴 때 볼륨을 줄인 것으로 수습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착각이었다. < SNL 코리아 >가 토니안과 장우혁을 함께 섭외한 이상 그냥 보내줄 리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혹시라도 가족과 함께 TV를 보고 있었다면 ‘리얼 톤혁’이라는 코너 명에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채널을 돌렸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모와 주먹으로 이 일대를 평정하고 심지어 놀러 다니지만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 없고 아버지와 싸운 뒤 고급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매일 바이크를 타고 등교하는 쿨워터 향의 상징, 우리학교 짱 우혁”이 “상큼한 레몬향과 함께 바람에 흩날리는 머릿결, 붉은 입술과 한 손에 잡히는 손목을 가진, 도도함을 겸비한 가녀린 전학생 승호”에게 첫눈에 반하는 ‘팬픽의 법칙’을 지나치게 충실히 재현한 상황극은 특정 세대, 특정 취향의 여성들이 공유했던 문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자기 패러디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비록 “이제 넌 나의 노예야” 같은 대사에서 오그라드는 손발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더라도 이러한 흑역사를 ‘오빠들’과 함께 나누고 웃어넘길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십육 년 사이 모두 조금씩은 어른이 되었음을 뜻한다. 과거의 유치함도 과도한 감상도 어색한 이미지 메이킹도, 돌아보면 다들 귀엽지 아니한가.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캔디’ 랩 파트에서 오빠들 안 비추고 방청석 비추는 야속한 카메라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
- 히트어택으로 갈아입는 우혁 오빠의 제로팩 복부... 대역이네요. 우.리.우.혁.오.빠.는.그.러.실.분.이.아.닙.니.다.N.A.V.E.R.
- 승호 오빠에게 “너구나? 8반 이쁜이가...”라고 강하게 대쉬한 옆 학교 짱은 뉴규?
1) 육수정방 은지원 2) 동방신기 정윤호 3) 신화 문정혁 4) 스매쉬 심민규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