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다섯 줄 요약
“신동엽, 크루 전격합류”라는 자막으로 짧은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 SNL 코리아 >의 첫 회를 설명할 수 있다. 신동엽은 오프닝의 테이프 커팅식에서부터 콩트의 깨알 같은 재미를 보여주었고, 프로그램의 또 다른 중심인 장진과 미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시즌 첫 회였음에도 라이브 콩트 코너들과 패러디 중간광고, 준비된 영상의 흔들림 없는 균형감은 < SNL 코리아 >가 시즌3까지 계속 다듬어져가며 ‘토요일 밤 생방송’에 최적화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Best or worst
Best: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신동엽의 마지막 소감처럼 기대를 완벽히 충족할 만한 첫 회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동엽은 ‘PD노트’와 ‘기적의 침팬지 아롱이’에서 은근하면서 능글맞은 19금 유머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했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한 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신동엽이 오프닝에서 “기대하라”고 말했던 서유리와 김슬기의 ‘빽’이었다. 드라마 촬영장의 흔한 기싸움 에피소드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회장님 다음에 “경선 9연승”의 주인공이, 그 다음에 “수첩 보고 계시는 분”이 나오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한 마디 대사로 휴대폰 너머의 ‘빽’을 알게 하면서 토마토 주스와 카레라는 소품에 그 인물이 속한 당의 색깔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솜씨는 < SNL 코리아 >가 시도해 온 세련된 정치 풍자가 “벌써 9월”인 지금 제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에서 홀로 물음표를 달고 있는 ‘안쳤어’에게 “너 말 할 줄 아는구나!”라는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는 센스도 같은 맥락에서 제대로 ‘업데이트’ 되어가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호스트 없는 ‘크루쇼’였음에도 아직 눈에 들어오지 않는 크루들의 문제나, 지난 시즌의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가져온 ‘정글의 비밀’의 안일함은 다시 점검해 봐야할 부분이다. “서서히 달려 나갈 것입니다”라는 신동엽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동료들과의 수다 키워드
- 시즌1 첫 회의 이름 모를 훈남이 ‘위켄드 업데이트’에서 장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걸 보면 감개무량. 혹시 이 프로그램은 고경표 성장 드라마?
- [SNL 지식인] “청와대 그분”의 전화는 이제 끊어도 된다는 거 알겠는데, 아침 7시 57분에 오는 안 친한 친구 전화는 수신 거부해도 되나요? 안 되나요? 알려주세요!
- 다음 주는 <응답하라 1997> 특집. 방성재, 지금 약 팔러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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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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