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집행 여부 및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감 등 기존 불안요인들에 따라 1%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및 글로벌 투자환경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며 글로벌 증시와 동반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하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코스닥이 3거래일간 5%이상 하락하며 위험자산 회피 국면에 진입했음을 암시했다.
16일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대외적으로 불확실성 요인들이 즐비한 만큼 지수보다는 양호한 실적 대비 최근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종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말 미국 소비증가와 중국 소매경기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IT, 의류, 화장품, 음식료 등으로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임종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을 구성하는 미국, 중국, 유럽의 경기상황이 현재 분명한 턴어라운드 신호를 시장에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위험자산 회피 현상으로 발현됐다.
그러나 시장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악재들 대부분이 글로벌 경제의 추가적인 펀터멘털 악화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정치적 합의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8.6배인 국내증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직전 저점인 8.4배(코스피 기준 1850선) 수준에서 하방경직성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한다.
증시 수급측면에서는 현재 외국인 자금의 유출은 지속되고 있는 반면, 국내 기관의 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국내 기관들은 하반기에 12개월 선행 PER 기준으로 8.8배 이하에서는 매수우위를 보였고 8.8배 이상에서는 매도세를 보였다. 따라서 현재 8.6배인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기관의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 유틸리티 등의 경기방어 업종과 미국 연말 쇼핑시즌의 수혜가 예상되는 IT 업종들 내에서 기 관매수세가 지속되는 대형주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 당분간은 대외적으로 불확실성 요인들이 즐비한 만큼 지수보다는 양호한 실적 대비 최근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종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이틀간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수급악화로 이들 종목의 가격메리트가 부각된 만큼,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전망이 예상되는 종목 중심의 저가 매수는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말 미국 쇼핑시즌과 새로운 지도자 교체로 인한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해당되는 수혜업종 중심의 접근도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전반적으로 연말 미국 소비증가와 중국 소매경기 확대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IT, 의류, 화장품, 음식료 업종 등을 예상해 볼 수 있겠다.
당분간은 지난주와 같이 추가적인 상승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운 만큼, 최근 조정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지수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주 조정을 통해 기존 악재들이 증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큰 만큼, 점차 지수하락의 강도는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수급면에서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매수세가 탄탄한 만큼, 조정이 있더라도 그 수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승모멘텀 부재와 함께 주요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지수보다는 실적모멘텀을 보유한 개별 종목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데 미국 재정절벽, 유럽 재정위기 및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일시적으로 해소됐던 위험자산 선호-회피 트레이드가 다시 시작되면서 국내외 변동성 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서 반등했다.
단기적인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의 매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시장의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이며, 30%까지의 실적 하향조정에도 과거 평균을 하회한다. 더욱이 글로벌 증시 대비 PBR 할인율은 2008년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중기적으로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들 대비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적개선이 진행되는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들 중심으로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저밸류에이션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업종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내년 ROE-PBR이 시장 평균을 하회하는 가운데 지난 1개월간 2013년, 2014년 순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된 업종들을 구분했다. 반도체, 통신, 정유 및 서비스 업종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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