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민주통합당이 12일 '홍어X'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로써 13일 현재까지 19대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출된 징계안은 6건으로 늘어났다.
우선 8월 10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등 25명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한 '그년트윗'으로 논란을 빚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어 '도촬논란'의 민주당 배재정 의원(10월 22일), 백선엽 장군에 대한 민족반역자 발언을 한 민주당 김광진 의원(10월 29일), 문방위 파행의 책임론이 제기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문방위원장, 10월 31일), 북방한계선(NLL)포기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10월 31일) 등이다.
김태호 의원은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으로서 지난 9일 중앙선대본부 회의에서 "대선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를 하는 것은 국민을 현혹시키는 일"이라며 "이렇게 해도 국민이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국민을 '홍어X' 정도로 생각하는 사기극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징계안 제출과 관련, 민주당 의원 전원은 "김 의원이 국회법과 의원윤리강령, 윤리실천규정 등에 규정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윤관석 원내대변인을 대표발의자로 해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자당 후보에 대한 비판에는 언어테러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던 새누리당이 국민한테 직접적으로 막말을 한 김 의원에게는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묻고 싶다"며 "징계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처분, 협조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태호 의원에 대한 징계가 실제로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그년트윗'의 이종걸 의원의 경우 징계안이 제출된 지 석달이 넘었지만 윤리위가 열리지도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출석하지 않아서다. 이종걸 의원의 사례가 이럴진대 나머지 제출된 징계안도 해를 넘어가고 회기가 넘어갈 공산이 크다.
19대 국회 들어서 여야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동의안을 공동으로 제출하자고 합의했었다. 그러나 국감, 대선, 예산심의 등의 과정에서 물밑으로 가라앉더니 지금은 자취조차, 목소리조차 없다. 경선부정으로 국회에 입성한 종북성향 의원을 몰아내야 한다던 목소리는 더 이상 없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안도 처리하지 못한 국회가 막말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18대 국회 4년간 징계안은 54건, 윤리심사안은 2건 등 총 56건이 윤리위에 접수됐다. 이 가운데 윤리위가 열려서 처리된 안건은 24건이다. 그중 가결, 즉 징계결정을 내린 것은 1건이다. 특정직업을 모욕했다는 강용석 전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다. 7건은 부결됐고 16건은 철회됐다. 처리된 24건을 제외하고는 심사기한이 만료된 것이 2건, 임기만료로 폐기된 것이 30건이다. 4년 내내 '뭉개고'있다가 자동폐기된 것이 절반을 넘는다는 말이다.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통진당 김선동 의원에 대한 징계안은 2011년 12월 회부됐지만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