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법원이 '배심원장의 비행'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애플 소송이 중대한 변수를 맞게 될 전망이다.
8일(미국 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씨넷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12월6일 진행되는 심리에서 배심원장인 벨빈 호건이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감췄는 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벨빈 호건은 지난 1993년 시게이트와 소송에 연루된 사실을 예비 심문 선서에서 밝히지 않았다. 시게이트는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으로 삼성전자는 배심원장 개인의 감정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배심원단은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애플에 10억달러의 손해배상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법원에 애플이 벨빈 호건과 시게이트의 소송 이력을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애플은 배심원장의 위법 행위도 없었고 이 같은 정보를 언제 알았는 지도 밝힐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루시 고 판사가 벨빈 호건이 소송 이력을 숨겼는 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삼성-애플 소송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벨빈 호건이 배심원 예비 심문 선서에서 이 같은 정보를 감췄는지와 이 행동이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지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벨빈 호건은 지난 1980년대 하드디스크전문업체 시게이트에 취직했고 1990년 해고됐다. 해고 직후 회사가 호건의 주택 부동산 담보대출비용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그는 1993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시게이트도 맞소송에 나섰고 호건은 이 과정에서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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