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獨 경제까지 타격 미치기 시작했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부채위기로 유럽 최대 경제규모인 독일까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고 진단하면서 ECB의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ECB 통화정책회의 하루 앞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연설을 통해 “독일 경제는 유로존 일부 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점으로부터 대부분 잘 차단된 상태이지만, 최근의 경제지표는 유로존 위기의 영향이 독일 경제까지 미치기 시작했다는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의 경우 전체 경제활동이 취약하고 단기적으로도 계속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국채매입프로그램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ECB가 무제한 국채매입에 나선다고 해서 무분별한 매입이 될 것으로 여긴다면 오해이며 ECB는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질 때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중기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ECB의 국채매입프로그램이 독일의 인플레를 가속화시키지 않을 것이며, 자본유입도 늘리는 등 독일에도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13년 독일의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0.8%로 하향 조정했고, 올해 0.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로존 경제는 내년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은 독일 수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독일 정부 경제자문위원회는 이날 베를린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13년 독일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같은 0.8%를 기록해 확장세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독일의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 경제의 위축으로 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독일 경제부가 발표한 9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8% 감소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9월 제조업수주는 3.3% 감소했고 10월 경기기대지수는 최근 2년6개월 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닉 매튜스 노무라인터내셔널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은 꽤 온건한 수준”이라면서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국채매입프로그램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독일 일각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목적임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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