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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불확실한 미래…그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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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불확실한 미래…그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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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에 접어든 부부가 늦은 주말 저녁 입씨름을 벌인다. 아내가 말한다. "허구한 날 새벽같이 출근했다 늦게 들어오고, 그것도 모자라 주말에도 출근하니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의 힘없는 대답은 이렇다. "알다시피 요즘 경제가 어렵잖은가. 뭔가 성과를 내보려고 하는 고육지책이니 이해를 해다오."


이유가 있는 아내의 책망, 굳이 말하지 않아도 뻔한 남편의 대답 사이에는 그저 '소통'을 하겠다는 의도 외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한동안 단절됐던 대화를 이어가려는 노력이요, 어떤 말이라도 주고받으면서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려는 몸짓이다. 말을 섞지 않기 시작하면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할까.

어느 건설업체 직원의 에피소드는 2012년도를 이제 2개월여를 남겨놓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들의 팍팍한 살림살이를 보여준다.


그는 가정에서도 면목이 서지 않지만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도 회사의 미래를 자신있게 그릴 수 없다는 것이 더욱 어려운 점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업종도 그렇지만 유독 건설사들의 여건이 좋지 않아 더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다. 또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로 인해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입장이다. 대규모 자금을 먼저 투입해 땅을 사들인 이후 투입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적어도 5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업종의 특성상 경영위험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예측을 하지 못하고 뒤늦게 뛰어들었던 중견기업들이 우수수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 왔으니 어찌보면 미래가 우려스러운 게 자연스럽기까지 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들마저 매출감소를 경험할 정도로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인 '성장'이 위협받는 시대가 됐다.

더욱이 주택 공급자와 소비자 간 갈수록 높아가는 불신의 벽은 위험을 배가시킨다. 계약을 해놓고도 입주 때가 되면 다른 행동을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분양 당시 약속한 바와 달라 시정을 요구하는 정상적인 것과 달리 트집을 잡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이다. 나름의 논리가 있으나 작은 부분을 부풀려 집단 떼쓰기에 들어가고 이는 곧바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것은 물론, 입주거부 등의 소송으로 연결되면서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고 했다.


현재를 기반으로 장단점을 분석하고, 기회와 위협요인을 함께 분석하는 경영기법을 동원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복지카드가 이슈를 선점하면서 리스크가 적은 국가나 지방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 공기업들마저 폭증하는 국가부채를 위협할 정도로 늘어난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재정과 공사채를 기반으로 한 기반시설 발주를 조절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리스크가 큰 주택 등 개발사업을 피하고 공공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치열해져만 간다. 갈수록 '레드오션'화 하고 있다. 그동안 붙여준 근대화의 주력산업이나, 해외건설을 통한 외화가득의 선구자라는 수식어가 허무맹랑해 보이기도 한다는 푸념이다.


그래서 건설사 임직원들은 10월 말에 접어들어, 내년 살림살이를 계획하면서 안팎의 상황으로 볼 때 '시계를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을 되뇌고 있다고 말한다.


가정에서건 회사에서건 장삼이사들은 녹록잖은 현실과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를 피할 수 없다. 제갈량처럼 바람의 방향이, 경기 상황이,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분야가 어떻게 바뀐다고 예측할 예지력도 없으며, 집안이나 회사에 현금다발을 숨겨 놓지도 않았으니 한계는 명확하다. 그럼에도 고난을 극복하려는 노력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sm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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