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이재황의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는 그 어느 누구의 마음이라도 무장해제 시킬 만큼 매력적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두 손을 내밀며, 넉살 좋게 다가가는 여유와 따뜻함이 공존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 외모가 특징인 그는 마치 오랫동안 알고지낸 친구처럼 친숙했고, 다소 이른 시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13년 간 연기를 해온 배우의 성실한 나이테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재황은 최근 SBS 아침드라마 ‘너라서 좋아’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는 '너라서 좋아'에서 거대 유통회사의 후계자로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한 남자가 됐다. 하지만 그는 좋은 배경을 가진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남모를 고충을 겪었다.
"첫 회부터 아내 수빈(윤지민 분)에게 이혼을 선언했어요. 그 뒤로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대는 사이이기 때문에 아직도 좀 어색해요."
그도 그럴 것이 극중 자신의 아들이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 특히 어머니의 지독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것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더 컸을 터.
전작들을 통해 바라본 이재황의 딜레마는 ‘착한남자’라는 캐릭터의 고착화일 것이다. 이재황이 다작을 하는 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그의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전에 맡았던 캐릭터들이 비슷비슷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재미있고 망가지는 역할 같은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당연히 있죠. 지금도 '고정적인 배우'라는 틀을 깨기 위해 역동적으로 노력하는 중이죠."
‘너라서 좋아’에서 이재황은 한 아이의 아버지로 출연한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더욱이 자식이 없는 배우가 부성애를 표현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주변의 걱정은 기우였다. 이재황은 극중 아들로 나오는 아역과 스스럼 없이 ‘아빠’와 ‘아들’이란 호칭을 주고 받을 만큼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는지 잘 몰랐어요. 식당 등에서 봐왔던 아이들의 이미지는 산만하게만 보였었거든요. 복지센터의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에 보니까 제가 아이들과 족구도 하고 배드민턴을 하면서 즐겁게 어울리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다음 날 아침에 팔을 못 들 정도로 아팠었죠. 이번의 아들도 저를 잘 따라줘서 정말 좋죠. 하하”
이재황은 인터뷰 도중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외모 덕분에 힘든 부분도 있다”라며 망언을 했다. 동안이라서 힘들다는 것. “동안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요. 배우에게 있어서 애매한 부분이 있죠. 제 나이 그대로 배역을 찾으면 어리게 나와서 부자연스럽고, 그렇다고 제 나이보다 어린 배역을 맡는 것도 좀 그렇더라고요. 참 애매합니다~”
끝으로 이재황은 팬들에게 바라는 점도 있지 않았다.
“데뷔 한지는 오래됐지만, 다작을 한 것도 아니고 군복무시절까지 있어 제 매력들을 100%도 다 보여주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러요.”
환한 미소의 이재황이 갖고 있는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열정이 앞으로 그가 걸어갈 연기인생을 환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준용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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