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1승씩을 나눠가진 SK와 롯데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접전을 이어나간다. 그 선봉장은 송은범과 고원준이다.
19일 오후 6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3차전은 불꽃 튀는 시리즈의 분수령이다.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초반 기 싸움. 막중한 임무는 송은범과 고원준이 각각 짊어진다.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송은범은 1년 전 같은 무대에서 승리를 챙겼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송은범에게 호투의 의미는 남달랐다.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녀 수술이 시급했지만 진통제를 맞아가며 투혼을 발휘했다. 그 덕에 SK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 프로야구 최초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고원준은 넥센 소속이던 2010년 5월 19일을 잊지 못한다. SK를 상대로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뽐내며 시즌 2승을 거뒀다. 이전까지 입지는 무명에 가까웠다. 1군 경험은커녕 2군에서 3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9.29였다. SK라는 보약을 먹은 뒤는 달랐다. 그해 5승(7패)을 챙겼고 이적한 롯데에서 2년 동안 248이닝을 책임졌다.
올 시즌은 다소 부진했다. 19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4.25를 남겼다. 소화한 투구도 95.1이닝에 머물렀다. SK를 상대로는 달랐다.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6으로 선전했다. 삼진도 가장 많은 17개를 솎아냈다. 이용훈, 라이언 사도스키의 전력 이탈로 고심하던 양승호 감독이 고원준을 3차전 선발투수로 자신 있게 예고한 이유다.
고원준은 “안타를 맞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노히트노런을 노리겠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이호준(7타수 2안타 1홈런), 김강민(10타수 4안타), 조인성(5타수 3안타) 등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이호준은 2년여 전 2루타를 쳐 그의 노히트노런을 깨뜨리기도 했다.
송은범에게도 경계대상은 있다. 박종윤(8타수 4안타 1홈런)과 손아섭(8타수 3안타)이다. 올 시즌 롯데전 성적이 1승 1패 평균자책점 4.91에 그친 건 두 타자에게 밀린 탓이 컸다. 하지만 송은범은 최근 롯데전에서 흐뭇한 기억을 하나 더 만들었다. 9월 18일 사직구장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물론 그로부터 시간은 한 달 이상이 흘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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