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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상, 에이스로 불리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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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상, 에이스로 불리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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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SK의 실질적 에이스다웠다.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선 윤희상이다. 롯데 타선을 조용히 잠재우며 ‘가을의 전설’을 이어나갔다.

윤희상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1실점의 호투를 뽐냈다. 홈런 한 방을 얻어맞았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며 정규시즌 10승 투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가장 위력을 보인 건 최고 시속 148km를 기록한 직구. 묵직한 볼 끝으로 31차례 구사한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을 뒷받침했다.

“우리 팀 투수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라던 이만수 SK 감독의 자랑은 실언이 아니었다. 윤희상은 2회 홍성흔에게 얻어맞은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정규시즌 손발을 맞춘 포수 조인성과의 배러티 호흡도 무난했다. 4회 몸 쪽을 고집하다 강민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2사 1, 2루에 몰렸지만 낮은 제구를 끝까지 유지해 후속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준서에게 2루타를 허용한 5회 역시 비슷하게 위기를 넘겼다. 손아섭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 추가 실점을 봉쇄했다.


윤희상은 팀이 4-1로 앞선 7회 엄정욱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소득이 없는 건 아니다. 윤희상은 정규시즌 롯데를 상대로 비교적 약했다.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25을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0.297로 낮지 않았다.

윤희상, 에이스로 불리기 충분했다


우려를 씻은 원동력은 치밀한 준비였다. 윤희상은 시리즈를 준비하며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였던 두산 이용찬의 투구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 포인트는 떨어지는 공에 대한 반응을 포함한 롯데 타선의 성향. 경기 전 윤희상은 “전력분석 팀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공략법을 이미 생각해놓았다”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준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희상은 경기 전 네일숍을 찾아가 손톱 관리까지 받았다. 자칫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거나 손톱이 깨져 이상이 생길 것에 대한 대비였다. 그 덕에 윤희상은 이날 33개의 포크볼을 구사, 6번의 내야땅볼을 유도했다. 높은 수치만큼 컨트롤은 수준급이었다.


큰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다. 윤희상은 지난 시즌 롯데와의 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했다. 이는 올 시즌 선발투수로 발탁된 주 배경이 됐다. 또 한 번 큰 경기에서 발휘한 강한 면모. 더 이상 그는 신데렐라가 아니었다. 올 시즌 SK의 에이스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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