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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영업' 코스트코, 욕하면서도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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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 불만에 귀 닫더니 정부의 '의무휴업일'도 외면

'배짱영업' 코스트코, 욕하면서도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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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 서울 사당동에 사는 주부 이모(42)씨는 일요일 하루를 꼬박 4살 난 늦둥이 딸아이의 장난감을 사느라 진땀을 흘렸다. '주방놀이세트'라는 수입 완구를 사기 위해 코스트코 양재점에 들렸으나 이미 품절됐다는 말에 차를 돌려 왕복 4시간 거리의 일산점에서 몇 개 남지 않은 상품 중 하나를 간신히 손에 넣었다. 이씨는 "주말 꽉 막힌 강변북로를 뚫고 주차난까지 참아내느라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기름 값을 포함하더라도 시중에서는 절대 구매할 수 없는 최저가 18만원대에 득템(구매)했다"고 자랑했다. 똑같은 상품을 국내 오프라인 완구 매장에서는 최소 40만원대 후반, 해외 직접구매를 이용하더라도 최소 30만원 이상을 줘야 한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 월요일인 16일 오전 11시. 종로에서 카페 종업원으로 일하는 김모(38)씨는 코스트코 상봉점에서 병에 담긴 음료와 머핀이 가득 든 박스를 카트에 담는 중이었다. 조금만 지체해도 계산대 앞에 긴 줄이 늘어서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쇼핑을 마치려는 손길이 분주했다. 이씨는 "정육코너가 영업정지를 당했는지 어쨌는지 별로 관심이 없다"며 "통상 월요일은 주말 장사를 마친 자영업자들의 많이 몰리는데, 오늘은 쇼핑객이 평소보다 더 많았으면 많았지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미국계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를 상대로 강도 높은 현장단속과 영업정지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내심 불편하고 못미덥다.

이미 여러 차례 코스트코의 '안하무인식 영업' 방식이 논란이 돼 왔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강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던 탓에 코스트코의 '내 멋대로식 영업'이 계속돼 왔고, 결국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치에도 '배짱영업'을 불사하게 하는 빌미가 돼 왔다는 게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배짱영업' 코스트코, 욕하면서도 가는 이유


◆ "욕 하면서도 회원가입" 이유는? = 장기간 회원으로 이용해 온 고객들이 꼽는 코스트코의 장점은 역시 확실한 가격메리트. 대용량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도 하지만 비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파격세일 상품의 가격 또한 국내 어느 유통업체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시즌별로 한두 가지 인기 상품을 대규모로 방출한 뒤 판매를 마감하는 방식 또한 소비자들에게 '이번 기회에 사지 않으면 다음 번엔 못산다'는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스트코의 경쟁력 중 하나는 빠른 상품 회전력"이라며 "소비자들에게는 구매욕을 부추기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재고 부담을 덜고 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이씨는 "작년 이맘 때는 '어그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3만~4만원대 코스트코 어그부츠가 인기였다"며 "쇼핑객들이 사이즈만 맞으면 무조건 사자는 식이여서 추가 물량이 들어올 때마다 품절이 났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서는 코스트코 회원이 물건을 구매해 비회원 고객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물건을 재판매하는 '구매대행 서비스'도 인기다.


대구 비산동에서 구매대행업을 하고 있는 장모씨는 "코스트코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인기 상품을 선점해 사재기한 뒤 값을 올려 판매하거나 인기 쇼핑몰의 경우 프리미엄을 얹어 다른 사람에 양도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요구할 경우 100% 환불이 가능한 점도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무기다. 이를 악용해 일부 소비자들이 상당 기간 사용하던 생필품이나 절반 이상 먹다 남은 식료품을 환불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스트코 정책상 모두 수용한다는 게 회원들의 설명이다.


이씨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나 롯데 빅마트도 가봤지만 코스트코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며 "적지 않은 연회비에 유독 우리나라만 까다로운 회원가입 제도, 현금과 삼성카드만 가능한 결제방식, 매장별로 서로 다른 상품 가격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결국엔 다시 찾게 된다"고 토로했다.


◆ "안하무인 영업방식 괘씸" vs "서울시 대응은 표적수사" = 소비자들은 코스트코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기회에 국내 소비자 정서를 고려하고 배려하는 개선안을 내놓길 기대하고 있다.


양평동에 사는 주부 김모(33)씨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코스트코이지만 이번 사태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애당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가 왜 생겨난건지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도 "코스트코가 의무휴일 조례와 관련해 소송에 참여하지도 않고도 다른 대형마트의 가처분 결정을 근거로 영업을 강행했다"며 "의무휴업일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법을 어긴 점은 분명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스트코에 대한 이번 조치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라는 당초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엇나가 자칫 정부의 유통업체 길들이기의 사례로 비춰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구매대행업을 하는 장씨는 "대구시도 코스트코에 행정처분을 한다고 하는데, 어느 마트를 조사해도 나올 법한 소방시설이나 주차 문제를 걸고 넘어가는 건 다분히 감정적으로 보인다"며 "코스트코 역시 수용해야 할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행정소송까지 내면서 일을 너무 크게 만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이용자들의 모임 '코코라이프'의 운영진 이문정(37)씨는 "코스트코는 그동안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회원들을 배려하지 않고 오히려 무분별한 영업방식, 일관성 없는 마케팅 등으로 문제가 돼 왔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회원들조차 코스트코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다만 코스트코의 행태와는 별개로 실질적인 개선책이 아닌 표적수사나 다름 없는 서울시의 대응방식 또한 별로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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