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오류를 둘러싸고 은행권이 시끄럽다.
오류가 발견되더라도 이를 수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에서는 개선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픽스 오류를 발견하고도 발표할 때까지 시간이 늦어진 것은 (은행들 간의) 협약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로 기준금리 오류가 발견돼도 일절 수정하지 않는다는 협약이 있다는 것.
은행연합회 측은 "대출 및 파생상품거래 등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지표금리는 거래의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공시된 이후 수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마찬가지로 COFIX도 'COFIX 운용지침'상 수정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금번의 COFIX 오류가 은행이 아닌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항이기 때문에 'COFIX 운용지침'에도 불구하고 고객피해가 없도록 이를 수정 공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도입된 코픽스는 국내 9개 은행의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토대로 정하는 대출 의 기준금리다. 각 은행이 입력한 자금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은행연합회가 산정해 공시한다.
그런데 지난달 코픽스가 한 달 가까이 잘못 고시되는 사고가 있었다. 9월 17일 고시된 8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당초 3.79%·3.21%(신규 취급액 기준)였지만, 은행연합회는 이달 8일 이자율을 각각 0.01%, 0.03%포인트씩 낮춰 다시 고시했다. 우리은행 직원이 수치를 잘못 입력해 8월 지수가 틀렸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약 4만명이 이자를 더 물었다. 은행별 피해자는 우리은행이 2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약 6250건)과 농협은행(약 4530건), 국민은행(약 4350건), 신한은행(약 3700건) 등에서도 수 천명의 대출자가 피해를 봤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공동으로 코픽스 오류 재발을 막기 위한 3단계 개선책 마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및 지수의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선의 개선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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