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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대한민국 'Made in SEA'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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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대한민국 'Made in SEA'를 위하여 이희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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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자원의 보물창고, 무한한 에너지의 원천, 지구 기후의 최대 조절자, 지구 생명체 탄생의 고향. 이는 공통적으로 무엇을 일컫는 것일까? 바로 '바다'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푸른색의 넓은 공간이 어느덧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로 부각됐고, 전 세계의 관심사 역시 '대륙'에서 '해양'으로 옮겨진 지 오래다. 인류 문명의 번영, 아니 인류 삶 자체의 생존에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보고(寶庫)'를 찾은 셈이다. 'Made in SEA'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이제 세계 각국은 '바다'라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공간에서 얻어지는 각종 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국토해양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함께 양재동 엘타워에서 '제1차 북극해 전략수립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등 국내 해양ㆍ극지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포럼에서는 지구 전체 원유의 10% 이상, 천연가스의 30% 이상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의 자원 선점을 위한 종합적인 국가전략과 정책방향이 논의됐다.

또한 지난 7월에는 국제해저기구(ISA) 총회에서 만장일치 승인으로 인도양 공해상에 제주도 면적의 5.4배에 달하는 약 1만k㎡ 규모의 해저열수광상 독점탐사광구를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국익 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으며, 8월에 막을 내린 여수세계박람회는 해양의 중요성과 비전을 세계 시민들에게 널리 전파한 장으로 평가받았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바다에 대한 관심이 드높아지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이토록 바다의 중요성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육상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 및 생태계 훼손, 주거공간의 부족 등으로 인해 활동 영역의 확장이 불가피해진 점을 들 수 있다. 조력, 조류, 파력 등의 해양에너지를 비롯해 다양한 식량 및 산업 자원의 확보를 바탕으로 한계에 봉착해가는 육상자원을 대체할 수 있으며, 바다 위에 인공 섬을 건설하거나 바다 속에 거주지를 조성함으로써 갈수록 증가하는 인류의 삶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심해저광물자원과 해양바이오에너지의 개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망간단괴 등에 함유돼 있는 희토류는 그 활용성이 석유에 비견될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해양고세균과 미세조류를 이용해 생산하는 바이오수소와 바이오디젤은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도 해양생물로부터 신의약품을 만들거나 바다목장 설치를 통해 수산자원을 확보하는 등 바다의 잠재력을 반증하는 분야는 무수히 많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다양한 해양생물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해상영토가 육상의 4.5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해양'은 더욱 특별한 존재다. 인류 삶의 터전이 대륙에서 해양으로 점차 옮겨갈수록, 우리나라는 더 이상 '자원 빈국'이 아닌 '천혜의 조건'을 가진 나라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해양 연구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오늘날 많은 해양학자들이 인류가 바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10% 미만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바다가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와 자원을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양의 시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Made in SEA', 우리나라의 앞선 해양과학기술이 이끌어가기를 기대한다.






이희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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