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문재인 후보는 8일 공교육의 대안모델로 떠오른 혁신초등학교를 찾고, 모든 교육주체가 참여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날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안마당인 판교에서 교육정책 구상을 밝히면서, 안철수 후보와 정책 대결을 예고했다.
문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 보평초등학교에서 가진 혁신 교육간담회에서 "예체능 등 적성을 찾기 위한 사교육을 필요할지 몰라도,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위해서 과외하는데서 벗어나야 한다"며 아동인권법 제정을 시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을 비롯해 전북·강원의 교육수장인 김승환·민병희 교육감, 민주당 교육특별위원장을 맡은 유기홍과 안민석, 김태년 의원과 문 후보 시민캠프의 공동대표 박경양 목사 과 학부모 40여 명이 함께 했다.
문 후보는 "가장 바람직한 공교육 정상화 방향이 혁신학교라는 것이 몇 년 동안의 실과 노력으로 검증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하면 혁신학교지원법을 만들어 혁신학교를 대대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대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학교는 학교운영과 수업에 대해 학교가 자율권을 갖고 체험과 참여형 수업을 중시하는 모델이다. 서울의 경우 초중고 59곳이 지정됐으며 해마다 학교당 최대 2억원을 지원받는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 분야의 경쟁만능주의가 더 심해졌다"라며 "아이들을 지나친 학습부담에서 해방시켜주고 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교육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입시제도안과 관련해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는 현 정부 정책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분야에서 경쟁만능주의가 심해져. 아이들은 자나친 성적경쟁, 학습부담 때문에 너무 혹사당하고 있다"며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고 대입지원처를 만들고, '교육배려 대상자'가 대학정원 내에서 일정 비율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정권교체를 하면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는 시대를 열고, 혁신학교를 대대적으로 늘리도록 대폭 지원하겠"며 "고등교육 투자도 2017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1%인 15조원 수준올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실패를 시인했다. 문 후보는 간담회의 모두 발언에서 "참여정부가 조금 잘하리라고 기대를 받았는데 기대에 많이 못미친 분야가 교육분야"라며 "지금 많은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자신있게 말하기 어려운 분야가 교육"이라고 토로했다.
문 후보는 보평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의 사회과목 수업에 일일 보조교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는 자신을 "내년 2월에 청와대로 이사갈려고 준비 하고 있다"며 민주통합당 대토령 후보로 소개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라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그는 학생들이 바라는 점을 메모지에 써내자 일일히 읽어보기도 답변을 성실해줬다.
"무엇을 써야 하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13살 어린이가 바라는 점이라문 무엇이든지 써도 좋다"며 설명했다.
"학교 폭력을 어떻게 막겠냐"는 질문에 문 후보는 "너무 공부 공부 이야기 하다보니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학교 폭력이나 왕따가 생긴다"며 "어른들이 교육정책을 잘못해서다"라고 비판했다.
체육시간이 늘려달라는 아이들의 부탁에 "같이 어울려 놀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교육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슈가 된 한글날의 공휴일 제정에 대해 문 후보는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인 한글을 기리기 위해서도 한글날을 공휴일로 할 필요가 있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은 문 후보 편과 김 교육감 편으로 나눠 축구 시합을 했다. 10분간 경기끝에 문 후보편이 2골을 내줘 0대 2로 패했다. 문 후보도 올해 환갑의 나이(1952년생)가 무색할 만큼 열심히 운동장을 누볐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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