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전망은 엇갈려.."1800까지 떨어질것" vs "매수 기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997년 이후 가장 싸다.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4배에 불과하다.
앞서 상하이종합지수 PER이 지금 수준만큼 낮았던 때는 2008년 11월이었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 PER은 지금보다 약간 높은 11.8까지 떨어졌고 이후 1년간 상하이종합지수는 83%나 올랐다. 당시 중국 정부가 4조위안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2008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평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상하이종합지수가 싸다는 사실이 증시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시장 관계자들 중에서 중국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1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10년 만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있어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1999년 이후 최저인 7.7%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약세론자들은 새 정부가 빠르게 정책에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며 2008년과 같은 대규모 부양책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주장한다.
상하이종합 2000 붕괴를 정확히 예측했던 중국 하이퉁 증권의 첸 루이밍 투자전략가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14% 더 하락해 180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첸은 중국 시장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인수합병이나 파산 등의 구조조정을 유도해 업계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데이비드 쿠이 중국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도 "경제성장률의 실질적인 반등이나 기업 이익의 지속적인 개선 전망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성장률이나 기업 실적이나 계속 하락 중"이라며 "따라서 주가 바닥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신흥시장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인 조나단 가너는 중국 증시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소재와 에너지, 소비 관련주를 매수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상하이종합지수의 PER 11.4배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상하이종합 지수의 지난 10년 평균 PER은 24배였다. 2007년에는 46배까지 치솟았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의 PER은 현재 12.6배이고, 브라질 대표 지수인 보베스파 지수의 18.8배다.
가너는 권력 교체 후 중국 증시가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내년에는 성장률도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브릭스라는 용어를 만들었던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짐 오닐 회장도 브릭스 국가 중 중국 주식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투자자들이 소비를 개선시키려는 중국의 미세한 정책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과감한 투자자라면 중국 주식을 매수하라고 조언한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