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후 업무복귀하기 전 몸에 완충 기회 줘야
무리한 스케줄 자제하고 생체리듬 회복이 관건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휴가 증후군'은 의학적으로 잘 연구된 정신건강 분야다. 꿈같은 휴가를 즐긴 후 일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건 동서양을 불문하고 공통된 현상일테다. 휴가 증후군과 비슷하지만 '똑같다'고 하기도 애매한 게 있으니 바로 '명절 증후군'이다. 보통 1주일 정도 직장과 업무에서 해방되는 '휴가'임은 분명한데 마냥 쉬는 것도 아닌 참으로 묘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명절 때 사무실 당직이 편하다고 말하는 직장인의 푸념엔 쓴웃음이 날 지경이다. 우리만의 독특한 증후군, 이 시간 당신도 앓고 있는가?
◆일상복귀에는 '완충'이 필요하다
환경에 적응하는 우리 몸의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새 차의 가죽 냄새, 현대적 실내 디자인도 익숙한 공간이 되는 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새 집도, 새 핸드폰도 심지어 결혼도 그렇지 않은가. 휴가 증후군 역시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길어도 2주면 그 '잔상'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실을 둘러봐도 휴가 증후군은 하루 이틀 앓다 마는 게 정상이지, 그 이상이 되면 '비정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혼란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은 법. 휴가 증후군을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드러운 복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무조건 많이 자면 피로가 풀릴까
선우성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는 "일상 복귀 후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적응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 기간만이라도 술자리 등은 피해 예전 수면 습관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우 교수에 따르면 정상인 대부분은 연휴 1,2일 후면 생체리듬이 평상시 상태로 돌아오고 1,2주면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심한 경우 몇 주간 극심한 후유증을 앓다가 만성피로나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계획적 복귀'가 중요하다. 휴식과 일상 사이 하루 정도의 완충기간을 확보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다. 연휴 마지막 날은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말고 일상적인 수면ㆍ식습관을 지키며 복귀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았다면 내일부터 시작되는 주말을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고 '잠이나 실컷 자 피로를 풀어야겠다'는 식의 계획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휴가 증후군의 관건은 '피로'가 아니라 '생체리듬'이란 점을 상기하자.
◆후유증 2주 넘으면 다른 질병 때문일 수도
연휴 기간 동안 생체리듬이 '얼마나 깨졌나'가 후유증의 정도를 좌우한다. 채승희 과장(세란병원 신경과)은 "낮ㆍ밤이 바뀌는 생활을 하면 밤에 멜라토닌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면증이 오고 낮에는 코티손이 분비되지 않아 피곤과 무기력증에 빠져들게 돼 생체리듬이 균형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식을 취한다는 이유로 휴일에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면 오히려 피곤함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월요일을 맞이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피로 회복 능력을 높이는 방법으론 물을 많이 마시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 비타민보충제를 먹는 것이 있다. 반면 커피나 탄산음료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피로감만 더해지고 숙면을 방해하므로 주의한다. 그럼에도 만성피로 등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다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찰을 받아보도록 한다.
◆급한 통증엔 온찜질, 붓기 있으면 냉찜질 효과적
명절 기간 동안 육체노동이 심했다면 스트레칭과 찜질, 스파 등으로 풀어볼 수 있다. 허리 통증을 예로 들면, 무릎 밑에 가벼운 베개를 고인 후 허리 근육이 이완되는 자세를 유지하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허리와 목의 근육과 척추가 서서히 재배열되며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근육과 척추의 재배열 기간은 보통 2∼3주 정도 걸리지만 근육과 힘줄, 인대 등에 가해진 무리한 힘의 정도에 따라 그 기간은 늘어날 수 있다.
혈액순환을 돕는 데는 반신욕이 좋다.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켜준다. 37~39℃ 정도에 배꼽 부위까지만 담그고 시간은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통증이 심하다면 찜질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75℃ 정도로 온찜질을 해주면 긴장된 근육이 풀리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며 통증이 완화된다. 그러나 통증 부위에 붓기가 있다면 냉찜질을 하는 것이 낫다.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이나 부종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온찜질이나 냉찜질 모두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며 움직이기 불편하다면 단순 요통이 아닌 디스크 등이 악화된 것일 수 있으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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