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정수장학회를 두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파행을 겪고 있다. 5일 오전 10시 정부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증인 채택을 두고 1시간 동안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주호 장관이 10시를 조금 넘은 시간 증인 선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자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신학용 위원장이 본격 국정감사를 선언했다. 이어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유 의원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이어 "정수장학회가 얼마나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정수장학회, 장학금 조건으로 박정희 우상화 교육'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정수장학회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박정희 동상 앞에서 절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박도 치열했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여야 간사가 그동안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다"며 "민주당에서는 박근혜 후보와 관련 없다고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세를 편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은 "서울시 교육청 감사를 통해 정수장학회가 면책을 받았다고 하지만 교육청 감사는 직원 3명 외부 회계사 1명이 3일 동안 한 것에 불과해 형식적 감사였다"며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그만뒀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후임인 최필립 이사장은 박 후보의 추천으로 취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 등은 "오늘은 교과부 국정감사인데 다루야 할 문제가 많다"며 "정수장학회 문제 등등 교육과학기술과 관련없는 일들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미 서울시교육청 감사를 통해 일단락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의 공방이 계속되자 교과위는 잠시 정회하고 위원장과 여야 간사간 최필립 이사장 증인 채택여부를 두고 회의에 들어갔다. 여야의 날선 공방이 계속되자 이주호 장관을 비롯한 교과부 직원들은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지켜만 봤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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